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미라클'이라 쓰고 '두산 베어스', '명장'이라 적고 김태형이라고 읽는다.
두산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PO) 2차전 홈 맞대결에서 11-3으로 완승을 거뒀다. 지난 9일 PO 1차전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한 두산은 2연승을 달리며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성공했다.
두산은 PO 2차전에서 삼성을 꺾으면서 두 가지 KBO리그 최초의 기록을 썼다. 한 가지는 7년 연속 KS 진출로 SK 와이번스(現 SSG 랜더스, 2007~2012), 삼성(2010~2015)을 뛰어넘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WC)에서 시작해 KS 무대를 밟는 최초의 팀이 됐다.
두산은 올해 진정한 '기적'을 쓰고 있다. 두산은 올 시즌 초반부터 톱니바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해 줄 것으로 기대했던 이영하와 유희관이 부진에 빠지면서 난항을 겪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두산은 필승조로 맹활약을 이어가던 박치국도 수술대에 오르면서 선발과 불펜진에서 모두 비상등이 켜졌다.
두산은 선발진 두 명의 공백 중 한자리를 '영건' 곽빈으로 메웠지만, 남은 공백을 채우기는 쉽지 않았다. 또한 박치국의 이탈로 불펜도 헐거워졌다. 후반기에도 팀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나마 이영하가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뒤 뒷문은 탄탄해졌다. 하지만 워커 로켓이 수술을 받게 되면서 후반기 순위 싸움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더불어 야수 파트에서도 주축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는 일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두산은 9월 16승 3무 8패 승률 0.667(1위)를 기록하며 도약의 발판을 만들었다. 그리고 10월에도 13승 3무 10패 승률 0.565(3위)로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두산은 팀 뎁스가 헐거워진 상황에서도 시즌 최종전까지 4위 자리를 수성했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가을 무대가 막을 내리자, 두산의 미라클도 시작됐다. 두산은 워커 로켓과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빠진 상황에서 선발 투수 세 명으로 WC에서 키움 히어로즈,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LG 트윈스를 차례로 꺾는 기적을 썼다. 타선은 대부분의 경기에서 기대에 부응했고, 가장 약점으로 꼽히던 마운드는 김태형 감독의 용병술로 극복해냈다.
쉴 틈 없는 빡빡한 일정 속에 두산 선수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상황 상황마다 선수들은 저력을 발휘했고,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마침내 PO에서도 삼성을 격파하는데 성공했다.
김태형 감독은 취임 7주년 당시 "선수들이 그동안 너무 잘해줘서 꽃길만 걸었다"고 말하며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선수들이 꽃길을 만들 수 있게 안내한 김태형 감독의 지도력과 승부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KS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만 놓고 봐도 두산은 기적을 썼고, 김태형 감독은 명장이라고 불리기에 충분한 발자취를 남겼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11-3으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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