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두산 베어스에 천군만마가 가세한다. '에이스'가 부상에서 돌아온다. 하지만 선발의 중책만 맡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아리엘 미란다는 지난 10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故 최동원의 '불멸의 기록'이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한 뒤 갑작스럽게 전력에서 이탈했다. 왼쪽 어깨의 피로 누적이 이유였다.
두산은 에이스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WC)과 준플레이오프(준PO), 플레이오프(PO)를 거쳐 KBO리그 역대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최원준과 곽빈, 김민규가 쉴 틈 없이 3인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불펜에서는 이영하와 홍건희가 투혼을 불살랐다.
포스트시즌에서 미란다의 모습은 보기 힘들 듯했다. 하지만 지난 9일 30m 캐치볼을 시작했고, 10일 45m, 11일 60m의 하프 피칭을 하는 등 복귀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12일 불펜에서 직구와 포크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총 33구를 던졌다. 그리고 마침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미란다의 불펜 투구를 지켜본 김태형 감독은 "100%로 던지지는 않았지만, 상태는 좋아 보였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넣으려고 한다. 쓰러져도 마운드에서 쓰러져야 한다"고 껄껄 웃었다. 이어 "선수의 의지를 감독이 꺾을 수 없다. 선수에게 강제로 던지라고 하지 않았다"고 흡족해했다.
사령탑은 포스트시즌에서 미란다의 등판을 사실상 포기했었다. 김태형 감독은 "미란다의 등판은 포기를 했었다. 공도 만지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LG와 PO 이후 공을 만지더라"며 "상태가 괜찮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쉽지 않았다. 그러나 본인이 괜찮다고 했다. 자신의 몸은 자기가 가장 잘 안다. 불펜 투구도 처음에는 가볍게 하다가 막판에는 베스트로 던졌다"고 설명했다.
포스트시즌에서 미란다의 보직은 무엇일까. 일단 선발 투수로 스타트를 끊는다. 그러나 준비 기간이 많지 않았고, 피로 누적이 있었던 만큼 투구수에서 제한이 있다면, 불펜 투수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김태형 감독은 "미란다의 상태가 좋지 못하면 못 던지는 것이다. 하지만 던지다가 투구수가 부담이 된다면 중간 투수로 쓸 수도 있다"며 보직 변경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태형 감독은 "일단은 피칭을 한 번 더 해야 할 것 같다. 1차전을 나갈 상황은 아니다. 선발로 들어가는 그림이 가장 좋다. 본인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3차전 투입을 생각 중인데, 잘 모르겠다. 미란다가 '일찍 들어가도 된다'고 하면 더 일찍 투입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은 엔트리에 포함된 미란다가 투구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령탑은 미란다가 자신의 역할을 해줄 것을 굳게 믿는 눈치였다. 김태형 감독은 미란다의 합류로 선발 자원 한 명을 추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미란다는 "그동안 재활 과정을 착실히 소화했기 때문에 몸 상태는 좋다"며 "구종과 감을 찾는데 주력했다. 등판을 하게 된다면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두산 미란다가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한국시리즈를 대비하며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