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 감독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서 옛 제자 장현수(알 힐랄)와 맞붙는다. 김 감독은 “우리가 결승에 올라간 걸 알 텐데 연락이 없다”라며 미소를 띠었다.
포항 스틸러스는 오는 24일 오전 1시(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파흐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을 치른다. 상대팀은 사우디 명문 알 힐랄이다.
출국에 앞서 포항의 ACL 결승전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미디어데이는 16일 낮에 서울 광화문 축구회관과 포항 클럽하우스를 연결해 화상 미디어데이로 진행됐다. 포항의 김기동 감독과 베테랑 선수 신진호, 임상협이 미디어데이에 착석했다.
김기동 감독은 현역 시절이던 2009년에 ACL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12년 만에 ‘감독으로’ ACL 우승에 도전하는 김 감독은 “포항이 지난 5년간 ACL에 출전하지 못했다. 선수들이 어렵게 노력한 결과 결승전까지 올라왔다. 잘 준비해서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주겠다”라고 각오했다.
이어 “선수 때보다는 감독이 되어 팀을 이끌고 결승에 나가는 게 더 부담감이 있다. 하지만 더 희열을 느낀다. 제가 준비하고 만들어가는 과정들이 선수 때보다 더 희열을 느낀다”라면서 “결승에 올라온 건 충분히 잘한 일이다. 우승에 대한 부담보다는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내내 얇은 스쿼드로 고생을 했다. 임시 스트라이커로 기용한 이승모는 군 복무 봉사활동 이수 문제로 사우디 원정에 동참할 수 없다. 김기동 감독은 “1년 동안 완벽한 스쿼드로 경기를 해본 적이 없다. 최근 팔라시오스와 권기표도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있어서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 여러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있다”라고 답했다.
김기동 감독은 알 힐랄 핵심 수비수 장현수와 사제관계를 맺은 바 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6 리우올림픽에 함께 나섰다. 김 감독은 “(장)현수와 한 번씩 통화한다. 현수가 한국에 들어오면 안부 전화를 꼭 한다. 분명히 우리 포항이 결승에 올라온 걸 알 텐데 이번엔 연락을 안 하더라. 사우디 가면 연락이 올 것이다.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 감독은 상대 분석을 두고 “알 힐랄 공격수들이 파워가 있다. 공격 쪽에는 강점이 있지만, 수비에서는 약점이 있다. 공격수들을 많이 뛰게 해서 지치게 하겠다”라고 대답했다. A대표팀에 차출된 강상우를 두고는 “상우는 지금 카타르에 있다. 그곳에서 ACL에서 결승전(사우디)으로 합류하면 시차 적응이 편할 것이다. 별 걱정이 없다”라고 들려줬다.
한국 축구를 통틀어 선수와 감독으로 ACL을 우승한 기록은 신태용(성남 시절) 감독뿐이다. 김 감독은 “이번 우승이 팀에도, 저에게도, 선수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팀은 4번째 우승, 감독으로는 첫 우승이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기록을 세운다기보다는 저희 자신을 위해서 우승을 하고 싶다”라고 대답했다.
주전 골키퍼 강현무가 부상을 당해서 ACL 원정길에 오르지 못한다. 김 감독은 "현무와 따로 전화한 건 없다. 현무에게서 카톡만 왔다. 팀에 보탬을 주고 싶은데 도움을 못 줘서 죄송하다고 하더라. 사우디 출국 전에 전화 한번 해보겠다"라며 강현무의 응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기동 감독은 "올 시즌 평가는 50점 정도 주고 싶다. 리그에서 6위 안에 들고 싶었다. ACL 8강, 4강에 올라가면서 리그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선수들이 많이 지쳤다. 그 부분(ACL 집중)은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선택과 집중을 했다. ACL에서 우승하면 점수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ACL 결승을 앞두고 주위에서 걱정을 하는 분이 많다. 저희는 걱정보다 설렘이 크다. 스틸러스의 자부심을 갖고 경기하겠다. 사우디 모든 팬들을 우리 팬이라 생각하고 즐기면서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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