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KT 박경수(37)는 이번 한국시리즈서 타격보다는 수비와 후배들을 다독이는 '리더' 혹은 '정신적 지주'에 가까운 역할을 한다.
정규시즌서도 118경기서 타율 0.192 9홈런 33타점 24득점 OPS 0.648로 눈에 띄지 않았다. 14~15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2차전서도 6타수 1안타 1득점에 그쳤다. 프로통산 타율이 0.254로 타격이 강한 중앙내야수라고 보긴 어렵다.
다만, KT에는 유한준 다음으로 큰 형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라는 게 KT 관계자 설명이다. 실제 KT가 취재진에게 배포한 가이드북에 박경수를 두고 "고참으로 유한준, 황재균 등과 함께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수비력은 여전히 안정적이다"라고 했다.
2차전 선발투수 소형준은 1회부터 허경민과 강승호에게 연속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그러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강한 타구를 몸을 날려 걷어내 4-6-3 더블플레이로 연결한 뒤 가슴을 치며 포효한 장면은 이번 한국시리즈의 하이라이트 필름 중 하나가 됐다. 또한, 경기 도중 소형준이 흔들리자 직접 다가가 따뜻한 조언을 해주는 등 단순히 숫자로 찍히지 않는 확실한 힘이 됐다.
박경수는 17일 한국시리즈 3차전서도 호수비를 선보였다. 1-0으로 앞선 6회말 1사 1루서 박건우의 타구를 몸을 날려 막아내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3-0으로 앞선 8회말에도 선두타자 박세혁의 타구를 몸을 날려 걷어내 1루에 송구했다. 비록 내야안타가 됐지만, 엄청난 파인플레이였다.
이후 불의의 부상을 입었다. 무사 1루서 안재석의 빗맞은 타구를 처리하기 위해 뒷걸음 했고, 타구는 글러브를 맞고 떨어졌다. 이후 박경수는 자연스럽게 한 바퀴를 구른 뒤 2루에 던져 아웃카운트 한 개를 올렸다. 다시 쓰러지면서 다리를 불편해하는 모습. 우측 종아리 통증으로 신본기로 교체됐다.
비록 교체됐지만, 이것에만 그치면 섭섭하다. 박경수는 타격에서 3차전 히어로였다. 0-0이던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두산 아리엘 미란다에게 풀카운트서 7구 146km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결승 좌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KT는 올 시즌 신구조화가 가장 어울리는 팀이다. 그 위력은 한국시리즈서 극대화된다. 박경수는 훌륭한 2루수이자 한 방 능력을 갖고 있는 괜찮은 타자, 그리고 KT 선수들의 '아버지' 같은 존재다. 개인적으로도 2004년 데뷔 후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박경수. 사진=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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