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청담 김진성 기자] "아버지 도움이요? 오로지 제 덕분입니다."
이정후(키움)의 입담이 엄청나다. 2017년 데뷔와 함께 풀타임을 소화했고, 그 해 신인왕부터 올 연말까지 수 많은 상을 받아왔다. 올 시즌에는 데뷔 처음으로 타격왕에 올랐고, 덕분에 연말 각종 시상식의 얼굴마담으로 활약 중이다.
이정후는 지난달 29일 KBO리그 시상식에서 '홈런왕' 도전을 선언했다가 큰 파장(?)을 몰고 왔다. 2일 한국은퇴선수협회가 선정한 2021년 최고선수상 수상 후 "장난이었다"라며 "죄송하다"라고 했다. 물론 좌중은 또 한번 빵 터졌다.
그런데 이정후의 넉살이 그게 끝은 아니었다. 이날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 LG 2군 코치로부터 트로피를 받았다. 이 코치가 한은회 부회장이기 때문이다. 모처럼 부자가 공식석상에 함께 섰고, '부자 타격왕'의 의미가 더해졌다.
KBS N 스포츠 강성철 캐스터가 아버지 얘기를 자연스럽게 꺼냈다. 최고의 선수상을 아버지에게 받았다고 하자 "사실 별 다른 느낌은 없다. 신인상이 생각 나긴 하는데 오늘 받은 상이 더 기분 좋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 상은 아버지 덕분일까 아닐까. 이정후는 웃으며 "아버지가 내 야구를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 상은 오로지 내 덕분이다. 내가 한 것이다"라고 했다. 실제 이정후의 프로 입단 후 이정후는 아버지에게 기술적 조언이나 어드바이스를 거의 받지 않았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단, 사회자의 질문이 나오자마자 "내 덕분"이라는 말이 반사적으로 나오면서 또 한번 좌중을 웃겼다. 대형 화면에 비친 아버지 이 코치의 표정도 편안해 보였다. 아들이 이종범의 아들, 바람의 손자가 아닌 오로지 야구선수 이정후로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세계최초 부자 타격왕의 의미는 남다르다. 선배님들이 준 상이라 의미 있고, 모두 한 시즌 고생 많으셨다"라고 했다. 그래도 이정후는 평소 아버지에 대한 남다른 존경심을 드러내는 선수다.
[이정후와 이종범 부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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