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메이저리그 경력은 믿을 것이 못 된다. 올해 LG에서 뛰었던 저스틴 보어는 메이저리그 통산 92홈런을 기록한 타자였지만 정작 한국 무대에서는 홈런 3개에 그쳤다. 타율도 .170으로 형편 없었다.
내년에는 역대급 이름값을 가진 외국인타자가 입성한다. 바로 키움과 계약한 야시엘 푸이그가 그 주인공. 푸이그는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 개수가 132개에 이르며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 동안 매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다.
과연 메이저리그에서 홈런 100개 이상 기록한 경력은 성공의 보증수표였을까. 아니다. 그 반대의 경우가 훨씬 많았다.
카를로스 바에르가는 메이저리그 통산 134홈런을 기록하고 올스타 3회, 실버슬러거 2회 수상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 선수였으나 2001년 삼성에서는 타율 .275 4홈런 17타점에 그치며 한국시리즈에서도 대타 요원으로 전락했다. 삼성은 2004년 메이저리그 통산 127홈런을 기록한 트로이 오리어리를 야심차게 영입했지만 타율 .265 10홈런 28타점을 남기고 퇴출됐다.
2002년 롯데에 입단한 제로니모 베로아는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 101개를 기록한 타자였지만 타율 .097에 홈런 1개라는 처참한 성적을 남기고 한국을 떠났다. 2004년 LG 유니폼을 입은 알 마틴도 메이저리그 통산 132홈런을 기록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으나 타율 .291 9홈런 52타점은 LG가 기대한 성적이 아니었다. LG는 2017년에도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는데 바로 메이저리그 통산 108홈런을 기록한 제임스 로니를 영입한 것이었다. 로니는 타율 .278 3홈런 12타점으로 외국인타자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급기야 2군행 통보에 불만을 터뜨리며 무단 출국을 하고 말았다.
아마도 가장 큰 기대를 받으며 한국 무대에 입성한 선수는 루크 스캇이 아니었을까. 스캇은 2014년 SK에 입단하면서 많은 화제를 뿌렸다. 메이저리그 통산 135홈런을 기록한 것은 물론 직전 시즌인 2013년에도 홈런 9개를 터뜨린 선수라 기대감이 더욱 컸다. 하지만 타율 .267 6홈런 17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구단과 갈등까지 빚으면서 퇴출을 당했다.
그래도 메이저리그 통산 173홈런이라는 어마어마한 경력을 자랑한 훌리오 프랑코는 2000년 삼성에서 뛰면서 타율 .327 22홈런 110타점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거의 유일한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104홈런을 기록한 호르헤 칸투는 2014년 두산에서 타율 .309 18홈런 72타점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따냈지만 구단이 기대한 파괴력과는 거리가 있었다.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았다. 대부분 전성기가 지나 KBO 리그로 향하는 케이스가 많았고 한국야구와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도 꽤 존재했다. 여기에 경력을 앞세워 한국야구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선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푸이그는 어떨까. 푸이그가 키움 유니폼을 선택한 배경에는 메이저리그 재도전이라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다. 키움도 "한국에서 잘 해서 다시 미국으로 가라"고 푸이그를 설득했다. 푸이그는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뛰지 못했다. KBO 리그에서 풀타임으로 뛰면서 건재함을 증명한다면 충분히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 경력에 의존하지 않고 한국야구에 적응한다면 푸이그는 몇 없는 성공 사례로 남을 것이다.
[야시엘 푸이그(첫 번째 사진)와 루크 스캇. 사진 = AFPBBNEWS,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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