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터키 당국이 최근 그리스 국경에서 쫓겨난 이주민 12명이 동사했다며 그리스 국경수비대를 맹비난했다. 그리스는 “해당 주민을 쫓아낸 적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가뜩이나 앙숙지간인 양국의 마찰이 가열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쉴레이만 소일루 터키 내무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주민 22명이 그리스 국경경비대에 의해 쫓겨났고, 이 가운데 12명이 동사한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터키 당국은 “동사한 이주민 12명 대부분이 터키와 그리스 국경 인근 얼어붙은 들판에서 옷을 거의 입지 않은 채 발견됐다”며 주장했다. 당국은 그리스 측이 이주민들의 옷을 벗기고 강제로 쫓아냈다고 주장했다.
소일루 장관은 트위터에 모자이크 처리된 시신 8구의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에는 겨울임에도 반바지와 얇은 티셔츠를 입은 이주민의 시신도 포함돼 있었다. 터키와 그리스는 지난주 극심한 눈보라와 영하의 기온 속에 있었다.
소일루 장관은 유럽연합(EU)에 대해 “무자비하고 나약하며 비인간적”이라고 비난했고, 그리스 국경 수비대를 향해서는 “그들은 마치 깡패처럼 행동한다”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그리스와 국경을 접한 에디르네주 당국도 성명을 통해 “이민자들이 국경도시인 입살라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민자 중 11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한 명은 동상에 걸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노티스 미타라치 그리스 이민 장관은 노리스 미타라치 그리스 이민부 장관은 “터키 국경에서 이민자 12명이 사망한 것은 비극이지만, 이번 사건은 터키의 허위선전과는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그리스 국경에 도착하지 못했으며, 터키로 다시 쫓겨났다는 것은 완전히 거짓”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유엔이 이 같은 사례를 기록한 이후에도 터키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을 다시 돌려보낸 사실을 부인해왔다.
이주민 문제는 터키와 그리스 간의 해묵은 갈등거리다.
터키는 아시아·아프리카·중동 출신 이주민들이 유럽 각국으로 진출하려는 주요 '관문'으로, 100만명 이상의 이주민이 유럽으로 건너간 2015년부터 그리스를 경유해 가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주민들에게 그리스를 통해 유럽으로 진입하도록 장려하고 있을 정도다. 터키 당국은 지난 2020년 이민자들에게 국경을 개방하겠다며 지역 전쟁을 피해 도망치는 수많은 사람들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이에 맞서 그리스는 이주민을 막기 위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면서 이주민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은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사진:쉴레이만 소일루 터키 내무부 장관 트위터 캡처]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