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非 FA들의 돈잔치는 계속된다.
삼성이 최근 예비 FA 시즌을 맞이하는 구자욱에게 5년 120억원 계약을 안겼다. 보장금액 90억원에, 인센티브 30억원 조건이다. 만 29세의 라이온즈 간판 중거리타자가 이승엽~양준혁을 잇는 간판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발판을 마련했다.
FA가 아닌 선수들의 다년계약이 공식적으로 허용되면서, 에이전시와 구단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어쨌든 잘 활용하면 KBO리그의 계약 트렌드가 바뀔 수 있다. SSG가 박종훈(5년 65억원), 문승원(5년 55억원), 한유섬(5년 60억원)에게 180억원을 투자한 게 시작이었다. 이번 구자욱 계약은 두 번째 非 FA 다년계약이다.
기본적으로 구단들로선 다년계약에 대한 리스크가 있다. 그러나 FA가 아닌 선수들의 경우 타 구단과 경쟁이 없는, 단일창구라는 이득이 있다. 보장기간이 늘어날수록 총액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래 가치가 확실하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시도해볼 만하다.
선수로선 FA 시장에 나가는 기회를 포기할 정도로 구단의 제안이 달콤하면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FA 자격을 얻기 전부터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야구에만 집중할 기회다. 아직 6년 이상의 다년계약은 나오지 않았지만, FA 시장에서도 간혹 나오는 추세인 만큼 언제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메이저리그처럼 10년 이상의 非 FA 초장기계약이 나올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그렇다면 다음 非 FA 장기계약 주인공은 누구일까. 나이와 기량을 볼 때 이정후(키움)와 강백호(KT)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이정후는 키움의 특성상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강백호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강백호는 KT 간판타자로서 지난해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2018년 데뷔 후 4년간 꾸준히 리그 최상위급 활약을 펼쳤다. 올해 연봉은 5억5000만원. 지난해 3억1000만원에서 무려 2억4000만원 상승했다. 이정후가 보유한 5년차 최고연봉 타이기록을 세웠다. KT가 이정후의 5년차 최고연봉을 의식했다고 봐야 한다.
KT는 '질러야 할 때 지를 줄' 아는 팀이다. 통합우승 후 FA 시장에서 박병호 영입에 52억5000만원을 쓴 것으로 잘 드러난다. 강백호는 2024시즌 후 해외진출 자격을 얻는다, 2025시즌 후에는 FA 자격을 얻는다. KT가 그때까지 장기계약을 제시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
만 23세의 젊은 간판타자. 심지어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이 확실하다. 올해 병역 혜택을 얻을 수도 있다는 의미. 사실상 非 FA 6년 이상의 초장기, 초대형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다. 결국 해외진출 여부가 변수다.
이정후와 강백호를 제외하더라도 20대 선수들에게 좀 더 눈길이 간다. 아무래도 1살이라도 어린 선수가 非 FA 장기계약의 가능성이 커진다. 만 24세 이하로 꾸려질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발탁될 선수들이 대회 후 KBO리그에서 스텝업하면 자연스럽게 장기계약 가능성도 생긴다.
어떻게 보면 20대 선수들에겐 7~8년을 기다려야 하는 FA 자격에 앞서 큰 돈을 벌고 안정적 활약을 펼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동기부여의 수단이 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누구에게나 메이저리그 혹은 일본 진출의 기회가 열리는 건 아니다.
젊은 선수들의 非 FA 다년계약은 KBO리그 전체를 봐도 긍정적 측면이 있다. 어쨌든 20대 선수들이 꾸준히 좋은 활약을 해야, 한국야구 발전의 동력이 커지고 미래가 밝아진다. 29세 구자욱의 다년계약이 KBO리그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강백호(위, 가운데), 구자욱(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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