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유진형 기자] 올해는 롯데가 마지막 우승을 한 지 딱 30년이 되는 해이다. 더 이상 하위권에 머물 수 없다는 생각에 롯데는 결단을 내리고 대대적인 그라운드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다. 더그아웃과 실외 불펜을 넓히고 외야 담장과 그라운드는 높고 넓어졌다.
올 시즌 롯데는 부산 사직야구장의 그라운드를 넓히고 외야 담장도 높여 그동안 타자에게 유리했던 경기장 환경을 투수 친화적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 젊은 유망주 투수들이 많고 뜬공 대비 땅볼 비율이 낮은 투수가 많은 롯데는 그라운드를 넓히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을 했다.
내야 전체를 2.884m 뒤로 당기는 공사가 완료되면 홈 플레이트부터 좌·우측 펜스까지는 기존 95m에서 95.8m로, 중앙 펜스까지는 기존 118m에서 121m로 길어진다. 거기에다가 외야 담장 높이도 높인다. 기존 외야 담장 높이도 4.8m로 가장 높았다. 그런데 6m까지 담장 높이를 더 올린다.
올 시즌 사직야구장은 길어진 거리에 높이까지 감안하면 홈런이 나오기는 더욱 어려울 전망이다.
그렇다면 넓고 높아진 사직야구장이 롯데 야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타자들은 이전보다 주루, 수비 등 운동능력을 활용하는 야구를 하게 될 것이며 투수들은 홈런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롯데는 홈런타자가 부족하다. 지난해 성적을 보면 올 시즌 후 은퇴를 예고한 이대호가 19개의 홈런으로 가장 많았고, 한동희 17개, 정훈 14개, 안치홍 10개, 이렇게 4명만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팀 타율은 1위(0.278)에 올랐으나 홈런은 107개로 6위에 불과했다. 특히 사직야구장에서 51개의 홈런을 쳤지만, 72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득보다 실이 더 많았다.
이제 롯데는 1992년 콘택트 능력이 좋은 타자들과 달리는 야구를 앞세워 '소총부대'로 우승을 했던 당시의 야구를 기억해야 한다. 타격의 정확성을 높이고 공격적인 주루로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를 펼칠 걸로 예상된다.
그리고 지금까지 롯데 투수들은 피홈런율이 높은 사직야구장에서 정면 승부를 피하다 볼넷을 허용하거나 땅볼 타구를 유도하기 위해 낮은 변화구를 던지려다 제구 난조로 폭투가 잦았다.
하지만 이제 높고 넓어진 사직야구장에서 좀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어볼' 투수들이 상대적으로 외야 타구가 많이 나오는데 롯데는 직구 구사율이 높은 최준용, 구승민, 나균안, 김원중 등 젊은 투수들이 많다. 최근 롯데가 프리에이전트(FA) 손아섭의 NC 이적에 따른 보상 선수로 문경찬을 지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직야구장의 변화에 따라 뜬공 투수들을 모으고 있는 롯데다. 그리고 투수들을 위해 실외 불펜도 넓히고 있다.
올 시즌 롯데는 투수와 수비력 위주의 팀으로 팀 컬러를 바꾸고 있다. 높고 넓어진 사직야구장만큼 성적도 높아질 수 있을지 올 시즌 롯데의 야구가 궁금해진다.
[타자 친화적 구장에서 투수 친화적 구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사직야구장.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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