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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먹튀는 사절한다.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의 KBO리그 진출은 이제 흔하다. 그런데 메이저리그 출신들도 따지고 보면 염연히 '스펙'에 차이가 있다. 아무래도 '고 스펙' 선수들에게 좀 더 관심이 가는 건 사실이다. 흥미로운 건 스펙과 KBO리그 성공은 별개라는 점이다.
근래 가장 스펙이 뛰어난 외국인선수는 단연 2020년 키움 히어로즈에 몸 담은 에디슨 러셀이었다. 시카고 컵스 우승 유격수로 각광 받았다. 유격수 수비만큼은 뭔가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타격에서 생산력이 너무 떨어졌다. 남다르다는 수비 역시 시즌 막판으로 이어질수록 실수가 잦았다.
그런 키움이 2년만에 또 한 명의 메이저리그 거물을 품었다. 주인공은 야시엘 푸이그. 고형욱 단장이 직접 도미니카공화국까지 날아가 푸이그에게 러브콜을 보낸 사연이 스토브리그 초반을 뜨겁게 달궜다.
푸이그는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워크에식 논란이 있었다. 여전히 만 32세인데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외면 받은 이유다. 성숙해졌다는 고형욱 단장의 증언, 미국에서 활발한 재단활동, 팬들을 향한 애정 표현 등 달라지긴 했다. 물론 10일 고흥 스프링캠프에 등장하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키움의 근래 외국인타자 잔혹사를 끊느냐다. 최근 도미니카 윈터리그 성적을 보면 표본이 적긴 해도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키움은 운동능력이 여전히 '찐'이라고 굳게 믿는다. 푸이그가 키움 4번타자로 자리잡고 대성공하면 키움도 좋고, 푸이그도 메이저리그 복귀의 발판을 다진다. 반면 실패할 경우 키움은 러셀에 이어 '거물의 폭망' 시즌2를 맞이한다.
SSG는 메이저리그 특급이 둘이다. 2021시즌에 가세한 추신수에 우완투수 이반 노바가 가세했다. 우선 추신수는 2년차를 맞이해 지난해의 아쉬움을 씻을 각오다. 팔꿈치 재활 막바지 단계다. 지난 5일 입국, 12일 정오까지 자가격리하고 2군 훈련에 합류한다.
추신수는 급하게 시즌을 준비한 작년에도 최고령 20-20에 출루율 리그 6위를 차지하는 등 자신의 강점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올 시즌에는 작년보다 준비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다. 애버리지와 타점 등이 더 올라갈 여지가 충분하다.
노바는 메이저리그 통산 90승을 자랑한다. 올 시즌 외국인타자 스펙 넘버 원이 푸이그라면, 외국인투수 스펙 넘버 원은 노바다. 2014년 팔꿈치 수술 이후 싱커볼러가 되면서 안정적인 땅볼유도형 투수로 거듭났다. 물론 최근 2년간 실적이 거의 없었다. 나이도 35세로 적지 않다. 그러나 건강은 이상 없다. SSG는 지난 2년 연속 외국인투수들의 건강이 말썽이었다.
키움은 최근 1~2년간 타선 약화가 뚜렷했다. 푸이그가 해내야 할 몫이 상당하다. SSG는 3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추신수가 계속 그라운드 안팎에서 리더십과 생산력을 발휘하며, 노바가 안정적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길 바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특급스타였지만, 부침이 있었던 건 이들의 공통점이다. 추신수가 이미 KBO리그에서 1년을 겪어봤다는 점에서 좀 더 유리한 측면은 있다. 그러나 셋 중 나이가 가장 많은 건 무시할 수 없다. 반면 푸이그와 노바는 리그 적응과 몸 관리, 워크에식 등이 관건이다. 먹튀는 사절한다.
[위에서부터 푸이그, 추신수, 노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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