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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힘은 나중에 기를 수 있지만 '좋은 타자'는 어릴 때 만들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키움 간판타자이자 KBO 최고의 교타자 이정후(24)가 2023시즌 후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지난 11일 고흥 스프링캠프에서 "해외진출 자격까지 2년 남았는데 도전하고 싶다. 일본도 좋지만 메이저리그에 관심이 있다"라고 했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다수 관계자가 박수를 보낸다. 단, 성공 여부를 놓고선 전망이 엇갈린다. 기본적으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정후의 컨택이라면 어디서든 통한다는 것에 의견을 모은다.
반면 5년간 656경기서 36홈런에 그친 게 아킬레스건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물론 2루타 생산능력은 리그 최상위급이다. 지난 2년간 91개로 리그 누적 1위였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와 KBO리그의 수준 차를 감안할 때, 2루타만으로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외야에서 어필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실제 메이저리그 대부분 주축 외야수는 막강한 파워를 자랑한다.
메이저리그에서만 16년간 1652경기를 경험한 추신수(SSG)의 견해가 궁금했다. 추신수는 후자를 두고 단호하게 거부했다. 사실상 'NO'를 강하게 외쳤다. 12일 인천 오라카이 송도 파크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서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홈런 개수, 파워가 없다고 하는데 홈런을 3개 쳤든 5개 쳤든 파워는 하다 보면 생긴다. 힘이 붙고 경험이 쌓이면 홈런은 분명히 나온다. 힘은 나중에 기를 수 있지만, 좋은 타자는 어릴 때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했다.
힘을 갖추는 것보다 '좋은 타자'가 되는 게 우선이라는 게 추신수의 논리다. 나이를 먹은 뒤 힘을 키울 수는 있어도 좋은 타자가 되긴 어렵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추신수는 "타자는 우선 스트라이크를 치고 볼을 골라낼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게 좋은 타자"라고 했다.
이정후의 타격에 놀란 사연을 공개하며 왜 이정후가 좋은 타자인지 설명했다. 추신수는 "한 타석에 스윙을 한번만 하려고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타격을 하는 걸 보니까 정말 딱 한번만 치더라. 자기가 노린 공을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런 집중력, 그런 생각을 가진 것 자체가 다른 선수보다 특별한 것이다. 타석에서의 침착함, 특히 볼과 스트라이크를 골라내는 능력이 좋다. 좋은 타자인 건 분명하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병역까지 해결했는데 아직도 만 24세에 불과하다. 나이가 무기다. 장점만 살리면 결국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추신수는 "멘탈이나 마음가짐이 남다른 것 같다. 상대 팀이지만, 참 데려오고 싶은 선수다. 같이 뛰고 싶을 정도로 좋은 타자"라고 했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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