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의 경영 실적과 직원 보상을 집중 조명한 일본 유력 언론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한국 기업들이 매년 괄목할 만한 실적 성장을 지속하고 직원들에게 두둑한 성과급(보너스)를 나눠주는 시스템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진단했다.
요약하자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는 한국에 대한 ‘찐한’ 부러움과 함께 최근 반도체 산업 재부흥을 내걸고 있는 일본 정부의 자성 촉구였다.
지난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삼성전자는 매년 소속 사업부의 경영실적이 목표를 초과하면 연봉의 최대 50%(6개월 급여) 이내로 초과이익성과급을 지급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 삼성전자가 전 직원에게 월급 2개월분을 특별격려금으로 나눠준 데 이어 올 1월말 3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추가 보너스를 지급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3년 만에 인텔을 제치고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1위를 탈환한 성과를 내면서 실적 연동 정기 성과급과 별개로 5개월분의 특별 보너스가 지급된 셈이다"고 설명했다.
니케이는 삼성전자가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인용해 삼성전자의 한국 직원 10만9,490명의 2020년 평균 연봉이 1억2,700만원으로 5년 전과 비교해 26% 증가했다고 전했다. 2021년에는 이들의 평균 연봉이 더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직원 보상 시스템은 고인이 된 이건희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도 소개했다. 이건희 전 회장은 생전에 “성과에는 급여로 보답한다”는 경영원칙을 강조해 왔다.
SK하이닉스의 성과 체계도 삼성에 뒤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실적에 대한 성과급으로 지난 1월말 전 직원에게 기본급 10개월분에 해당하는 특별 상여금을 지급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확실한 직원 보상 체계는 만성적인 기술자 부족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는 해석도 더했다.
반도체 분야는 세계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첨단개발이나 공장증설 등으로 인재 유치 경쟁이 치열한데, 특히 천문학적인 연봉을 제시하는 중국 기업과의 스카우트 전쟁에서 인재를 지키려면 처우 개선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과 취업준비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대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꼽았다. 인력난에 대비해 유력 대학 반도체 학과를 신설하는 등 인재 육성에 골몰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아울러 매체는 일본 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재부흥을 내걸었지만 장기 전략은 세우지 못했다는 비판도 내놨다.
일본 내에서 전자 대기업들의 반도체 사업 포기나 축소가 이어진 지 10년 이상 지나면서 대학이나 기업에서 반도체 연구를 하려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경직된 임금 체계도 문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반도체 산업을 재부흥하려면 경쟁력의 원천인 기술자를 어떻게 확보하고 육성해야 하는지 한국의 사례로부터 배울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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