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화 정은원(22)은 입단 당시부터 탄탄한 기본기를 가진 수비와 똘똘한 타격으로 코칭스태프의 주목을 받았다. 데뷔 첫 시즌이었던 2018년부터 98경기에 출전하는 기회를 얻으면서 성장세를 보인 정은원은 2019년 142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262 8홈런 57타점 14도루를 마크하며 팀의 주전 2루수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프로 3년차였던 2020년에는 손목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되는 등 부침이 있었고 79경기에서 타율 .248 3홈런 29타점 1도루에 머무르는 아쉬운 성적표를 남겼다.
정은원은 2021시즌을 앞두고 정신을 새롭게 무장했다. 당시 거제 스프링캠프에서 그는 "내가 프로에 들어온 뒤 경기를 많이 나가고 관심을 받다보니까 나도 모르게 나태해졌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이것은 반대로 반드시 일어서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했다.
스스로를 채찍질한 결과는 놀라웠다. 139경기에 나와 타율 .283 6홈런 39타점 19도루로 팀의 리드오프로서 완전히 자리를 굳혔다. 무엇보다 출루율 .407에 볼넷 105개를 고르는 엄청난 선구안을 과시한 것이 눈에 띄었다. 정은원에게 주어진 것은 바로 생애 첫 골든글러브였다.
그렇게 바쁜 1년이 지났고 어느덧 다시 스프링캠프의 계절이 돌아왔다. 1년 전만 해도 "나태해졌다"는 그는 정말 스스로에게 엄격했던 것이 발전의 원동력이 됐을까.
현재 거제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정은원은 "야구를 시작하고 항상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는데 정작 프로에 오고난 뒤 더 치열하게 열심히 해야 하는 순간인데도 불구하고 어린 나이에 경기를 많이 나가면서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마음을 스스로 '나태했다'고 과하게 표현을 했고 마음가짐을 다잡으려 했다"고 말했다.
지난 해 타격에서 발전을 이룬 만큼 올해는 수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수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그는 "수비 기본기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지만 막상 경기에 나가면 공격에 더 집중하면서 수비에 발전이 없었다"라면서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타격도 발전을 해야 하지만 수비가 일단 뒷받침을 해야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지난 해 과감한 수비 시프트를 선보이는 등 올해도 수비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직 수베로 감독은 거제 캠프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구단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캠프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정은원은 "감독님이 들어오시면 수비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싶다"라면서 "작년에 보여준 좋아진 공격력처럼 올해는 수비도 많이 발전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왜 이렇게 수비에 욕심을 갖는 것일까. "한 가지 장점만 갖고 있는 선수보다 단점이 없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는 것이 그 이유다. 지금처럼 특급 선구안에 특급 수비력까지 갖춘다면 향후 몇 년간 '최고 2루수'의 자리는 독주 체제로 이어질지도 모르겠다.
[정은원.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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