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는 좁히라고 했어요."
2022년 KBO리그 최대화두는 스트라이크 존 확대다. 정확히 말하면 KBO 야구규칙에 명시된 정확한 룰을 따르겠다는 의미다. 그동안 KBO리그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존이 타이트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경기시간이 늘어진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됐다.
KBO 심판들은 개개인의 고유한 스트라이크 존을 넓히기 위해 최근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단기간에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있지만, 결국 언젠가 손을 대야 할 부분에 손을 댄 것이라는 긍정론도 있다.
심판들은 1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를 돌며 스트라이크 존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다가올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심판들의 변화를 확인해볼 수 있다. 당분간 심판들과 타자들 사이의 혼란을 각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의 높낮이가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이패스트볼을 효율적으로 구사하는 투수가 유리하며, 타자들도 그에 맞는 효과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해석이 있다. 그러나 몸쪽과 바깥쪽까지 넓어질 경우 타자들이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타자들도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이 있다. 오랫동안의 경험과 학습을 통해 몸에 베여있다. 이걸 확 뜯어고쳐야 한다. 키움 베테랑 이용규는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고전할 것이다. 타자들도 자신만의 존이 있는데 바꿔야 한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맞춰가야 한다. 타자들 입장에선 (기준의)일관성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이밖에 SSG 베테랑 추신수는 타자들이 적응해야 한다는 전제를 깔면서 스트라이크 존 변화가 급진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 마이너리그에서 미리 적응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서 키움 강병식 타격코치는 타자들에게 "스트라이크 존을 좁혀라"고 지시했다.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지는데 좁히라니? 무슨 의미일까. 강 코치는 "어차피 존이 넓어지면 타자들이 다 공략할 수 없다. 자신이 잘 치는 코스를 더 잘 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바꿔 말해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졌으니 모든 코스를 효율적으로 공략하는 건 불가능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신이 잘 치는 코스에만 집중하자는 의미다. 강 코치는 "타자가 잘 치는 코스라고 해서 항상 잘 치는 건 아니다. 공을 맞히지 못할 때도 있고, (야수 정면으로 가서)잡히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강 코치의 스트라이크 존 역발상. 자신이 노렸던 코스가 아닌데 투수가 잘 던져서 스트라이크가 되면, 인정하고 받아들이자는 전제가 깔려있다. 심판들의 적응 이상으로 타자들의 마인드 컨트롤과 평정심 관리, 실제적 적응이 화두다.
[KBO리그 심판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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