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야구 쉽지 않았어?"
추신수(40, SSG)가 작년 11월 미국에 있는 가족과 재회한 뒤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한국야구에 대해 받은 질문이다. 아빠가 16년이나 정글과도 같은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았으니, 그보다 레벨이 떨어지는 KBO리그는 쉬웠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추신수의 답은 간단명료했다. "니가 가서 한번 해봐라." 어디에서든 '돈 벌어서 먹고 사는 건' 쉽지 않다는 진리를 이렇게 표현했다. 말만 그렇게 한 게 아니라, 추신수의 2021시즌 KBO리그 데뷔 시즌은 정말 만만치 않았다.
갑자기 이뤄진 계약과 입국, 2주 자가격리, 뒤늦은 선수단 가세 등 시즌 준비루틴이 깨진 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고충. 막상 시범경기와 KBO리그를 치러보니 한국야구는 만만치 않았다. 추신수는 최근 기자회견서 "KBO리그는 절대 약한 리그가 아니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급부터 마이너리그 싱글A~트리플A급까지 여러 수준의 선수들이 혼재된 리그. 1등급 성적을 받는 건 그렇게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에서 날고 기었던 선수들도 만만하게 보다 실패하고 쫓겨나듯 했다. 24년의 외국인선수 역사가 말해준다.
추신수는 "어디를 가든 그곳을 내려다 보면 안 된다. 조심해서 하는 스타일이다. 작년에 경험해보니 KBO리그는 정말 약한 리그가 아니었다. 수준 있다"라고 했다. 작년 1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에는 더 좋은 시즌을 보낼 자신이 있다.
그런 점에서 추신수는 SSG뿐 아니라 모든 야구 후배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내가 볼 땐 충분히 더 잘할 수 있는 선수가 많다. 그런데 마음가짐이 조금 부족한 선수들이 있는 것 같다. 좀 더 준비하는 과정부터 프로답게 하고, 경기에 임하는 자세부터 바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했다.
KBO리그 선수들의 마음가짐이나 자세도 10~20년 전에 비하면 많이 달라졌다. 이젠 기본적인 몸 관리는 알아서 한다. 비 시즌이라고 해서 흥청망청 술 마시고 노는 선수도 없다. 자기관리가 곧 자신의 경쟁력이자 돈이라는 걸 선수들이 더 잘 안다. 에이전트의 존재감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추신수는 젊은 선수들이 좀 더 진지하고 치열하게 경기를 준비해 개인과 KBO리그의 격 모두 더 높여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는 듯하다. SSG의 경우 추신수가 입단한 뒤 선수들의 출근 시간부터 달라졌다는 후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 1652경기를 경험한 베테랑도 KBO리그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추신수. 사진 = SSG 랜더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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