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시 팔각도를 올렸다."
키움 새 외국인투수 타일러 에플러(29)는 스펙만 보면 전혀 기대가 되지 않는다. 2014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지명을 받았으나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다. 더블A와 트리플A 통산 평균자책점이 4.19, 4.91이었다.
심지어 2021시즌 트리플A서 2승9패 평균자책점 7.75였다. 그래서인지 몸값 총액이 40만달러에 불과하다. KBO리그 수준을 감안할 때,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에플러의 얘기를 들어보니 반등의 시그널도 보인다.
지난해 워싱턴 트리플A 시절 코칭스태프가 팔 각도를 낮추라는 조언을 따르다 실패했다는 것이다. 에플러는 고흥 스프링캠프에서 "릴리스포인트를 낮추라고 요구했다. 1년간 해왔지만 맞지 않았다.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다시 팔 각도를 원래대로 높이는 것에 중점을 뒀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작년 워싱턴은 왜 팔 각도를 낮추라고 했을까. 슬라이더의 각을 크게 하기 위해서였다. 커터가 없었고, 슬라이더의 각을 키워 패스트볼 위력까지 극대화하려고 했다. 그러나 에플러는 "제구력의 일관성이 사라졌다"라고 했다.
원래 팔 각도로 돌아왔다. 에플러는 "시즌에 맞춰서 준비를 잘하면 가장 좋았던 경기력을 회복할 것이다. 최고의 투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스트라이크를 코너로 잘 집어넣으면서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내 처리하는 유형이다. 원래 최대 강점은 제구력이며, 볼넷을 많이 내주지 않는다"라고 했다.
에플러는 2019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 몸 담기도 했다. "일본에서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에릭 요키시, 조쉬 린드블럼, 닉 킹험 등 한국야구를 경험한 투수들로부터 타자들에 대한 많은 얘기를 들었다. 한국타자 대부분 미국과 일본의 중간 스타일이다. 한국의 어떤 타자들은 풀스윙을 하고, 또 어떤 타자는 끊어 치는 유형이다"라고 했다.
KBO리그에 대한 분석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다. KBO리그 공인구에 대해서도 만족스러워했다. 에플러는 "공이 좀 더 끈적끈적하고 감기는 느낌이다. 미국에선 미끄러운 느낌이 있다. KBO리그의 공이 내게 더 좋다"라고 했다.
KBO리그는 올해 스트라이크 존 정상화를 선언했다. 에플러처럼 구위보다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투수에게 유리할 전망이다. 에플러는 "가족과 한국에 와서 야구하게 돼 행복하다. 메이저리그에 갈 기회도 생기면 좋겠지만, 지금은 한국에서의 성공이 우선순위"라고 했다.
[에플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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