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야구 역사상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훌륭한 투수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2월 초 친정 한화의 거제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이미 1개월이 흘렀다. 코로나19 확진으로 1주일간 떨어졌다. 자가격리 해제 후 곧바로 대전 캠프에 합류, 다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는 급진적인 리빌딩을 택했다. '리빌딩 전문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영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20대 초~중반의 가능성 있는 투수들 중심으로 1군 마운드를 꾸린다. 류현진은 웃으며 "아는 얼굴이 없다"라고 했다.
류현진은 한화 젊은 투수들에게 '걸어다니는 투구 교과서'이자 '무료' 과외선생님이다. 실제 류현진은 자신의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틈틈이 한화 투수들의 불펜 피칭을 지켜보기도 했다. 반대로 한화 투수들이 류현진의 불펜 투구에 눈을 반짝거리기도 했다.
그렇게 류현진은 자연스럽게 한화 투수들과 소통해왔다. 사실 류현진이 한화 투수들에게 뭔가를 기술적으로 가르치는 건 없다. 한화에도 엄연히 투수코치가 있다. 단지 경험 많은 선배가 많지 않은 팀 특성상 선배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류현진도 2006년 한화 입단 후 초년병 시절 '레전드 좌완' 구대성에게 이런저런 꿀팁 전수를 받은 경험이 있다. 좋은 투수, 좋은 프로선수로 성장하기 위한 모든 것을 투수코치에게 전수받을 수 없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 유튜브에 오픈 돼있지만,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강팀, 명문구단은 좋은 선배가 후배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분위기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한다. 그리고 개개인의 좋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개개인이 강해지면 자연스럽게 강팀의 토대를 다질 수 있다. 지금 한화에는 경험 많은 선배는 없다.
그래서 한화의 지난 1개월은 특별했다. 수베로 감독도 인정했다. 4일 키움과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류현진이 어떻게 하는지 관찰하는 것만으로 젊은 투수들에게 교훈과 귀감이 될 것이다. 내가 선수라면 질문을 당연히 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류현진에게도 만족감을 표했다. 수베로 감독은 "실제 류현진이 젊은 선수들에게 조언도 해주고 말도 걸더라. 불펜에선 지도도 해준 것을 봤다. 언제든 대답해줄 준비가 돼 있는, 열려있는 선수인 것 같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 직장폐쇄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한화와 류현진의 동행은 끝날 때가 됐다. KBO리그는 12일부터 시범경기를 시작한다. 한화도 전국을 돌며 페넌트레이스 시뮬레이션을 한다. 엄연히 KBO 공식경기다. 때문에 류현진이 시범경기 개막 이후에도 한화와 동행하는 건 사실상 힘들 듯하다. 시범경기가 개막하면 류현진은 개인훈련을 하면 된다. 그래서 남은 며칠이 한화 투수들에겐 더욱 소중할지도 모른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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