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격지표가 오를 것이다."
KIA 장정석 단장은 지난 2월26일 한화와의 대외 첫 연습경기를 생중계한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에서 해설을 맡았다. 특유의 편안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경기를 풀어냈다. 타이거즈 팬들에게 크게 호평 받았다.
당시 눈에 띄는 여러 발언을 했다. 가장 인상적인 건 내야수 박찬호에 대한 코멘트였다. 장정석 단장은 박찬호의 타격을 보더니 "올해 타격 지표가 오를 것이다. 캠프 내내 타격밸런스가 좋다"라고 했다.
장 단장은 구체적인 설명까지 곁들였다. 과거에는 임팩트 전 왼발이 일찍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왼 어깨가 일찍 열렸고, 정확한 타격을 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이럴 경우 공을 끝까지 보면서 타격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나쁜 습관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공을 최대한 보고 치면서 타구의 질이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캠프에서 준비를 많이 한 결과이며, 그 노력을 호평했다. 실제 박찬호는 대외 연습경기 4경기서 13타수 6안타 타율 0.538 1홈런 3타점 1득점했다.
좋은 흐름은 시범경기로 이어졌다. 9경기서 23타수 10안타 타율 0.435 2타점 6득점이다. 10안타 중 2안타가 2루타. 정확성과 장타력 모두 향상됐다. 13경기 성적을 더하면 36타수 16안타 타율 0.444.
박찬호는 2014년 2차 5라운드 50순위로 입단했다. 수비력이 안정적이라서 저연차 시절부터 꾸준히 1군에서 중용됐다. 2020년부터 김선빈을 2루로 보내고 주전 유격수를 꿰찼다. 현역 시절 타격에 일가견이 있던 전임 감독들이 박찬호의 방망이를 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랬던 박찬호가 입단 8년만에 타격 포텐셜이 터질 조짐이다. 1군에서 560경기, 299차례 삼진을 당하며 느낀 점이 많았을 것이다. 장 단장 말대로 본인의 피 나는 노력, 이범호 타격코치를 비롯한 주위의 도움이 있었을 것이다. 당시 장 단장이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체구도 예년보다 훨씬 단단해졌다.
KIA의 시범경기 스포트라이트는 '제2의 이종범' 김도영이 독식한다. 상대적으로 박찬호의 맹타는 덜 조명된다. 오히려 박찬호로선 홀가분하게 시즌 준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김종국 감독은 시범경기 중반을 넘어서자 '박찬호=유격수=9번 타자, 김도영=3루수=리드오프'로 교통정리를 한 상태다.
일단 내달 2일 페넌트레이스 개막전에도 이대로 나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1군에서 560경기 경험을 쌓았지만, 이렇게 타격을 잘 한 적이 없었다. 김도영처럼 박찬호에게도 고비가 찾아올 것이다. 극복하는 건 또 다른 숙제다. 박찬호의 야구인생과 타이거즈 내야의 미래가 걸린 대목이다.
다만,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의 환골탈태를 위해 기울인 노력이 결실을 맺었으니 박찬호의 타격에도 맷집이 생긴 건 분명하다. 이제 그 어떤 투수도 타이거즈 9번 타순을 쉬어가는 타순으로 여길 수 없다. 박찬호~김도영이 사실상 테이블세터 역할을 하며 2번 타자부터 상대를 압박하는 효과까지 기대된다.
[박찬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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