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이러다 승자 없는 트레이드로 남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해 7월이었다. LG와 키움의 1대1 맞트레이드는 야구계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LG는 서건창(33)을 데려와 약점으로 지적 받던 2루수 보강에 성공했고 키움은 우완 선발 정찬헌(33)을 영입해 '술판 파동'으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안우진과 한현희의 공백을 메웠다.
그런데 지금 트레이드의 승자가 누구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양팀 모두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건창은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4년 전인미답의 고지인 201안타를 터뜨리며 정규시즌 MVP까지 수상한 경력이 있지만 지금도 전성기를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해 144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타율 .253 6홈런 52타점 12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서건창이 2할 5푼대 타율로 시즌을 마감한 것은 풀타임 주전으로 도약한 2012년 이후 처음이었다. 결국 서건창은 FA 신청마저 포기하면서 '재수'를 감행했다.
절치부심하며 올 시즌을 준비했지만 출발이 좋지 않다. 9경기에서 타율이 .133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출루율은 .206, 장타율은 .167로 LG 라인업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12일 잠실 SSG전에서는 찬물을 끼얹는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던 서건창은 끝내 13일 잠실 SSG전에서는 벤치를 지켜야 했다.
KIA와의 개막전에서 양현종을 상대로 싹쓸이 2루타를 날리며 쾌조의 출발을 했지만 이후 그의 방망이는 잠잠하기만 하다. 류지현 LG 감독은 "개막전 결과가 좋아서 긍정적으로 봤는데 잘 맞는 타구가 잡히다 보니 리듬을 잃었다"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정찬헌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해 9승 5패 평균자책점 4.01로 아깝게 데뷔 첫 10승 고지를 밟지 못한 정찬헌은 이제 선발투수로서 완전히 자리매김을 하는 듯 했지만 올해는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9.00에 그치고 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7일 고척 LG전에서 6이닝 동안 홈런 2방을 맞고 5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정찬헌은 5일 휴식을 취하고 13일 고척 NC전에 다시 마운드를 밟았지만 1회부터 박건우에게 3점홈런을 맞는 등 난조를 보이면서 2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조기 강판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정찬헌은 제구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박건우에게 던진 공은 한복판 높게 제구되면서 장타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3회초에는 볼넷, 안타, 몸에 맞는 볼을 차례로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는 점에서 찝찝한 하루였다. 추가 실점이 없었다는 것이 기적일 정도였다. 현재 정찬헌에게서 140km대 빠른 공은 구경하기 어려운 상태라 제구력마저 회복하지 못하면 타자와 승부를 풀어가는데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맞트레이드를 한 두 선수가 각각 타율 .133와 평균자책점 9.00으로 고전하고 있으나 아직 만회할 시간은 남아있다. 누가 트레이드의 최종 승자가 될지 관심을 모은다. 아니면 승자 없는 트레이드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해 맞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던 서건창(왼쪽)과 정찬헌.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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