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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전 경북대병원장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오른쪽 두번째) 등 8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윤석열 정부의 첫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정호영 후보자의 두 자녀가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 후보자는 두 자녀의 편입 당시 경북대병원장과 진료처장(부원장)으로 근무했다.
이른바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정 후보자는) 당장 사퇴하고 제대로 검증 못한 인수위는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조국 사태’에 날을 세웠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조국 시즌2 국힘편”이라고 썼다.
서 교수는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어이상실] 인수위, 무슨 배짱이었을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서 교수는 “그(정 후보자)의 딸과 아들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했다는 기사를 봤다”며 “기사를 보고 어찌나 어이가 없었는지 모른다. 조국의 자녀 입시를 때려잡아 대통령이 된 분이 자녀입시 의혹이 있는 이를 장관으로 임명하다니, 도대체 인수위는 검증이란걸 한 것일까”라고 했다.
정 후보자의 딸은 2017학년도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 전형에 합격했다. 당시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이었다. 의대 학사편입은 의학전문대학원 폐지 및 의대 전환에 따라 의전원을 준비하던 학부 졸업생들을 위해 2017~2020년 4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했던 제도다.
그는 “일부에선 정호영의 딸이 서울대 이공계에 재학 중이었으니 합격할 만하다고 댓글을 달던데, 원래 의대 편입은 조민이 택했던 의전원 입학은 물론, 정시로 의대에 입학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공정하게만 선발한다면 문제될 게 없지만, 시험을 치는 대신 면접과 구술평가 같은 주관적인 평가로 선발했기에 심사위원의 재량이 결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다 의대 교수에 학부모인, 그래서 나중에 덕을 볼지도 모를 심사위원들이 장차 병원장이 될 실세의 딸을 못본 체 할 수 있을까”라고 했다.
정 후보자의 아들은 2018년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 전형에 합격했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이던 시점이다. 경북대 공과계열을 나온 정 후보자의 아들은 ‘대구·경북 지역 소재 고교 또는 대학 출신자’를 뽑는 특별전형에 지원했다.
서 교수는 “경북대가 대구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생각하면, 어쩌면 아들은 여동생보다 더 쉽게 합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역인재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전형이 그 해 갑자기 생겼다는 것, 당시 병원장이었던 그가 이 특별전형이 생기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 교수는 “사정이 이러니 세간에서 정호영의 사례를 조국의 딸과 비교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정호영이 조국처럼 전 가족이 화를 입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표창장을 비롯한 위조 서류들이 아닌, 심사위원들의 재량이 당락을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호영은 당장 장관 후보를 사퇴하고 조사받아야 한다. 제대로 검증 못한 인수위는 사과하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4일 페이스북에 한 언론사의 ‘자기 학교 의대에 두 자녀 편입시킨 정호영, 검증은 한건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공유하며 “가즈아, 조국 시즌 2 국힘편”이라고 썼다.
정 후보자는 이날 언론에 “특혜가 없다. 확인해보면 특혜가 없다는 것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퇴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학사편입 모집 요강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따라 편입했다”며 “상세한 사항은 청문회를 통해 설명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정호영 경북대 교수가 보건복지부 장관이 됐을 때 고개를 갸웃거렸다”고 했다. 복지업무가 대부분인 보건복지부에 해당 분야를 잘 아는 사람이 오기를 바랐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코로나로 보건의료의 중요성이 대두되긴 했지만, 의사 출신 장관은 추후 보건부가 따로 독립한 뒤의 일이었으면 했다”고 썼다.
정 후보자가 윤 당선인의 ‘40년 지기’ 친구인 것에 대해 서 교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을 찾았는데 알고보니 친구일 확률보다 당선인 지인 중 괜찮은 의사가 있어서 낙점됐을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친구라 해서 손해를 봐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그(정 후보자)가 보건부의 주 업무가 될 감염병 전문가도 아니고, 외과의사에 경북대병원장 정도의 이력이 전부인 그를 굳이 논란을 무릅쓰고 뽑아야 하는지 의문이었다”고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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