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9년간 키움만큼 포스트시즌을 나간 팀이 없다"
키움 히어로즈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이 없는 구단이다. 많은 자본을 지원받을 수 없는 구조로 자생을 해야 하는 만큼 외부 FA 영입은 엄두를 못 낸다. 내부 FA 단속도 결코 쉽지 않다. 자금력 부족으로 최근까지도 선수를 내주고 현금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할 정도다.
선수의 유출이 많은 팀이지만 키움은 2013년부터 2022시즌까지 단 한 시즌을 제외하고 8년간 가을 무대를 밟을 정도로 저력을 갖춘 팀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간판타자' 박병호가 새 둥지를 찾아 떠나자 많은 전문가들은 키움을 하위권으로 분류했다.
사실 선수 면면만 보면 키움을 강팀으로 분류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선발진은 여전히 탄탄하지만, 조상우가 군에 입대하면서 필승조는 지난해보다 무게감이 떨어졌다. 야수진도 이정후와 박동원, 김혜성, 이용규를 제외하면 타 팀에 비해 약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키움 선수들은 한 팀으로 똘똘 뭉쳐 올해 9승 5패 승률 0.643으로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키움은 롯데 자이언츠와 개막 시리즈에서 1승 1패를 나눠가졌지만, LG 트윈스와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반전의 계기는 있었다. 키움은 삼성 라이온즈, NC 다이노스와 6연전을 모두 잡아내며 연승을 달렸고,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데뷔 6년 차'에 불과하지만,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900안타의 위업을 쓴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성장한 이정후는 전문가들이 키움을 하위권으로 분류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정후는 "(LG와 3연전 이후)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은 사실이다. 작년에도, 올해도 항상 전문가분들께서 키움을 하위권으로 평가하신다. 하지만 9년 동안 키움만큼 가을 무대를 밟은 팀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후는 "왜 그러한 평가를 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밖에서 봤을 때는 약한 전력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다. 그러나 빈자리가 생기면 누군가가 나와서 채워주고, 기존의 선수들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 상승세에 대해서는 "외부의 평가에 매달리지 않고 우리가 해야 할 것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좋은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고참' 이용규가 중심을 잡아주고, 코치진까지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팀 분위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정후는 "LG전 이후 이용규 선배님께서 '너무 자신이 없어 보인다. 자신이 없으니 지는 것은 당연. 주눅 들지 말고 과감하게 돌리고 재밌게 하자'고 하셨다. 그리고 강병식 타격코치님도 '초구부터 과감하게 초구부터 휘두르자'고 하시면서 좋은 흐름이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시즌 초반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는 키움은 19일부터 1위 SSG 랜더스와 맞대결을 갖는다. 과연 키움의 좋은 분위기가 SSG도 무너뜨릴 수 있을까.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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