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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결과적으로 157km가 153km를 이겼다. 그러나 4km 차이로 승부가 갈린 건 아니었다.
1일 SSG랜더스필드에선 흥미로운 선발투수 매치업이 이뤄졌다. 두산 로버트 스탁과 SSG 윌머 폰트의 맞대결. 둘 다 150km 패스트볼을 손쉽게 뿌린다. 스탁은 과거 미국에선 160km도 나왔지만, 두산에선 157~158km 수준의 빠른 공을 구사한다.
스탁은 경기운영능력이 좋다. 이날 SSG전을 제외한 4월 5경기서 31⅓이닝 동안 28개의 안타를 맞았다. 아주 적은 안타를 맞은 건 아니다. 그러나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필요할 때 적절히 구사해 위기를 넘기는 스타일이다. 탈삼진 27개로 13개의 볼넷보다 2배 이상이다.
이날도 1회에는 극도로 빠른 공 위주로 승부하되, 타순이 한 바퀴가 돌자 변화구 구사율을 높였다. 어떻게 보면 클래식한 경기운영이었지만, 커맨드와 포수 박세혁과의 호흡도 좋았다. 아무래도 외국인타자 케빈 크론에겐 더 빠른 공을 구사했고, 한 방이 있는 최정과 한유섬에겐 초구부터 체인지업, 슬라이더로 승부하되 결정구로 패스트볼을 선택했다.
좌타자 상대로 바깥쪽으로 꽉 차는 체인지업의 위력이 대단했고, 우타자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 역시 위력적이었다. 결국 7이닝 2피안타 7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4승을 챙겼다. 평균자책점을 2.01서 1.64로 내렸다.
스탁은 "야수들이 넉넉한 득점지원은 물론 수비에서도 병살타 포함한 좋은 모습으로 큰 도움을 줬다. 그 덕에 편하게 투구할 수 있었다. 4일 휴식 후 등판이 처음은 아니었기 때문에 리듬에 방해되는 부분도 없었다. 최대한 많은 이닝을 적절한 투구수로 던지는 효율적 투구를 이어가고 싶다. 매번 적극적 득점 지원을 해주는 야수들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라고 했다.
반면 폰트는 155km를 쉽게 던지는데 이날 최고 구속은 153km에 불과했다. 그래도 평균 149km를 찍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으로 4월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7.4km. 구속 문제는 아니었다.
1회를 넘기지 못한 게 뼈 아팠다.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커브를 구하다 살짝 몰리면서 2루타를 맞으면서 꼬였다. 1사 2,3루서 허경민에게 구사한 패스트볼은 몸쪽을 잘 파고 들었는데 허경민이 잘 쳤다. 여기에 강승호에게 초구 슬라이더를 구사하다 안타를 맞고 안재석 타석에서 더블스틸로 추가실점했다. 정신 없이 이어진 상황이라 폰트도 속수무책이었다.
2회에는 박세혁~조수행 하위타선에 힘을 빼고 던지는 모습이 역력했다. 1회 투구수도 많았고, 하위타선에서 힘을 아껴야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조수행에게 툭 던진 145km 패스트볼이 좌측 폴대를 맞는 홈런이 됐다. 95m, 타자친화적인 SSG랜더스필드에선 좌우측 끝 부분의 담장을 살짝 넘기는 홈런이 은근히 자주 나온다. 잠실이었다면 홈런이 될 타구는 아니었다.
결국 1회에 집중타를 맞고, 2회 불운까지 겹치며 4실점한 게 분위기를 넘겨주는 원인이 됐다. 폰트는 이날 5이닝 7피안타 3탈삼진 2사사구 5실점으로 시즌 2패(3승)를 안았다. 평균자책점은 1.36서 2.37로 치솟았다.
[스탁(위), 폰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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