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리그 4월의 최대 미스터리는 NC의 최하위 추락이다. '옆동네' 롯데가 '2약' 평가를 비웃고 2위로 고공행진을 벌이는 것과 절묘하게 대조된다.
NC는 2021-2022 FA 시장에서 '150억원 사나이' 나성범을 KIA에 빼앗겼다. 그러나 NC 수뇌부의 대응은 차분했고, 날카로웠다. 곧바로 플랜B를 가동, 164억원을 투자해 FA 박건우(6년 100억원)와 손아섭(4년 64억원)을 영입했다.
나성범을 잃었지만, 박건우와 손아섭으로 KBO리그 3000타석 기준 통산타율 2~4위(박민우 포함)가 한 팀에 집결했다. 새 외국인타자 닉 마티니와 엄청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됐다. 마운드에선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가 건재하고, 비 시즌에 김태군을 내보내며 삼성에서 영입한 중간계투 심창민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이용찬은 오랜만에 풀타임 마무리 시즌이 기대됐다.
여기에 지난해 술판 파동으로 이탈한 핵심 멤버들 대신 젊은 선수들이 쌓은 경험이, 올 시즌에 어느 정도 성장 효과로 드러날 것으로 기대됐다. 때문에 일각에선 올 시즌 NC가 단순히 5강 다크호스를 넘어 2020시즌처럼 강력한 전력을 구축, 우승후보로 꼽아야 한다고 바라봤다.
개막 후 1개월이 흐른 시점에서, 단 하나도 NC가 원하는대로 풀리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NC는 1일까지 팀 타율 0.227로 9위, 팀 OPS 0.614로 최하위, 팀 득점권타율 0.199로 최하위다. 리그 전체적으로 타자들의 수치가 떨어졌다고 하지만, NC는 낙폭이 너무 심했다.
1일까지 박건우와 손아섭은 타율 0.337, 0.282로 제 몫을 했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하면 주축 타자들 중 0.280을 넘는 타자가 한 명도 없다. 손아섭은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다 최근 페이스가 많이 올라왔다. 그러나 득점권타율은 0.176이다.
외국인타자 닉 마티니도 0.247로 좋지 않고, 다시 예비 FA 시즌을 맞이한 양의지는 0.150에 그쳤다. 두산 시절 주축 포수로 거듭난 뒤 최악의 시즌 출발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격의 맥이 많이 끊긴다.
마운드에선 에이스 루친스키가 6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0.92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팀 평균자책점 4.06으로 최하위다. 선발 3.80으로 7위, 불펜 4.44로 8위다. 이적생 심창민이 5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13.50이다. 한 마디로 박건우를 제외하면 새로운 동력들과 기둥들이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서 4일 대구 삼성전에 맞춰 '술판 멤버'들이 복귀할 수 있다.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이 구단과 KBO로부터 부과 받은 총 97경기 출장정지를 마치고 4일 대구 삼성전부터 나설 수 있다. 반면 주동자 박석민은 구단과 KBO로부터 총 122경기 출장정지를 받은 상황. 우천취소가 없다면 6월2일 대전 한화전부터 뛸 수 있다.
일단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이 돌아오기만 해도 NC 타선이 숨통을 틔울 수 있다. 애당초 이명기와 권희동의 경우 '164억원 듀오' 박건우-손아섭 때문에 돌아와도 백업으로 밀려 기회가 한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이동욱 감독으로선 상황에 따라 이들을 적절히 기용하며 분위기 전환을 노려볼 만하다.
2루의 경우 서호철과 도태훈이 번갈아 나섰다. 그러나 서호철은 타율 0.213, 도태훈은 타율 0.217이다. 박민우가 돌아오자마자 주전으로 나서며 생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현실적으로 NC로선 술판 멤버들의 복귀로 최하위 탈출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입장이다. 이들의 복귀로도 터닝포인트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하위권으로 고착화될 가능성도 있다.
[NC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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