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정후(키움)에게 요술방망이가 있나.
이정후가 마침내 타격 단독 1위로 올라섰다. 23일 대구 삼성전서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68경기서 262타수 91안타 타율 0.347 12홈런 51타점 38득점 출루율 0.553 장타율 0.423 OPS 0.976 득점권타율 0.413,
이정후는 2021시즌 타율 0.360으로 생애 첫 타격왕에 올랐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바빕신의 도움을 더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3할2푼 내외를 꾸준히 오갔으나 이정후라서 살짝 부족해 보이긴 했다.
그러나 최근 10경기서 39타수 20안타, 타율 0.513이라는 경이적인 페이스다. 4월 0.323, 5월 0.330이었는데 6월에는 정확히 4할이다. 최근 각 팀 간판타자들은 무더위와 우천취소 경기가 적은 탓에 체력이 슬슬 떨어지며 타격페이스가 떨어지는 추세다. 4할을 육박하던 호세 피렐라(삼성)의 극심한 슬럼프가 대표적이다.
반면 이정후는 지금까지는 꾸준히 활약한다. 18일 고척 LG전서는 몸쪽 발목 부근으로 날아오는 타구에 몸을 슬쩍 빼서 ‘골프 스윙’으로 안타를 생산하는 등 ‘타격천재’다운 면모를 뽐냈다. 삼성전서도 확연한 볼에 방망이를 놓칠 듯한 스윙을 통해 안타를 쳤다.
2021시즌을 기점으로 최적의 스윙 매커니즘을 완벽하게 장착했다. 과하지 않은 오픈스탠스를 기반으로 강한 몸통스윙을 한다. 공략 가능한 코스와 구종이 많다.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데 집중하다 보니 장타도 많이 나온다. 한 마디로 투수로선 던질 곳이 없다. 이정후의 방망이가 ‘요술방망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이정후는 타격 1위 등극과 함께 최다안타 2위, 홈런 공동 3위, 타점 4위, 장타율 4위, 출루율 1위, OPS 2위를 달린다. 득점(13위)과 도루를 제외하면 타격 전 부문에서 톱5에 든다. 단순히 타격왕 2연패에 만족하면 안 되는 분위기다.
2차 스탯도 평정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종합 WAR 4.44로 리그 1위, 타격 WAR 4.36으로 1위다. 승리확률기여도(WPA) 3.02로 역시 1위다. 이 스탯들만 봐도 이정후는 팀을 승리로 이끄는 능력이 리그에서 가장 좋은 선수라는 걸 알 수 있다.
조정득점생산력(wRC+) 181.6으로 1위, 가중출루율(wOBA) 0.434로 2위(1위 피렐라-0.437)다. 이쯤 되면 이정후가 2022시즌 반환점이 눈 앞에 온 시점에서 KBO리그 최고타자라는 것에 이견의 여지가 없다. 지금까지의 활약만 보면 정규시즌 MVP 후보로 손색없다. 아직 이정후는 MVP 경력이 없다.
수비도 준수하다. WAA 0.144로 리그 외야수 9위, 타구처리율 47.3%로 역시 리그 외야수 9위다. 두산을 상대로 정확한 원 바운드 홈 보살로 김태형 감독까지 놀라게 했다. 도루가 2개에 불과하지만, 발이 느린 편도 아니다. 한 마디로 공수주에서 완성형 풀패키지, 최고의 5툴 플레이어다.
이정후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스스로 KBO리그에 머무를 선수가 아니라는 걸 증명한다. 2023시즌 이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하다. 올 시즌은 아직 절반이나 남았다. 이정후가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다는 법이 없다. 그러나 이정후가 6시즌째 쌓아온 내공 또한 탄탄하다.
타격왕 2연패는 물론, 정규시즌 MVP까지 진지하게 노려볼 만하다. 마침 키움이 예상을 뒤엎고 2위를 질주한다. 이정후에겐 절호의 기회다. 그에게 KBO리그는 좁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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