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쉽다. 많이 아쉽다.”
키움 홍원기 감독이 2021년 유격수 골든글러버 김혜성을 2022시즌과 함께 2루수로 옮긴 건 대성공했다. 김혜성이 유격수 시절 실책이 적지 않았던 건 장거리 송구의 정확성이 다소 떨어졌기 때문이다.
2루로 옮기면서 이 약점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대신, 특유의 빠른 발을 활용한 넓은 커버 범위는 여전했다. 더블플레이 역시 강화됐다. 홍원기 감독은 신준우~김주형에 이어 김휘집을 주전유격수로 활용, 철저히 수비위주의 키스톤콤비를 꾸렸다.
그 결과 키움 중앙내야의 수비력은 지난 1~2년에 비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전반기 2위의 결정적 원동력이다. 특히 김혜성은 올 시즌 탑클래스 수비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혜성은 WAA 1.354로 리그 전체 1위다. 타구처리율 역시 96.89%로 리그 전체 1위.
타격도 수준급이다. 전반기 87경기서 타율 0.298 2홈런 34타점 59득점 29도루(성공률 85%) OPS 0.739 득점권타율 0.300. 김선빈(KIA)과 안치홍(롯데)의 활약도 만만치 않지만, 김혜성이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공수밸런스 측면에서 리그 최고 2루수다. 종합 WAR 4.15로 전체 6위다.
올 시즌 김혜성은 두 가지 개인목표가 있다. 우선 도루왕 2연패다. 29개로 20점의 최지훈(SSG)에게 여유 있게 앞서간다. 도루성공률도 85.3%. 2015~2018년 박해민(LG)에 이어 4년만에 타이틀 수성자가 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
또 하나는 역대 최초 내야 두 포지션 골든글러브 수집이다. 지명타자와 특정 포지션에서 나란히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선수들은 있었다. 이종범 LG 2군 감독은 유격수와 외야수 모두 수상한 전력이 있다. 그러나 유격수와 2루수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받은 선수는 없었다.
김혜성이나 김선빈(KIA)이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순간 최초의 내야 두 포지션 골든글러버가 된다. 즉, 김혜성은 후반기에 내야 두 포지션 골든글러브 수상 및 도루왕 2연패를 향해 달린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역시 ‘재능 부자’다.
김혜성은 16일 올스타전을 앞두고 “전반기가 많이 아쉽다. 타격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사실 수비는 딱히 준비한 건 없다. 2루수와 유격수 수비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유격수에 대한 개인적 욕심은 있지만, 내가 원하는대로 야구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타이틀 욕심은 분명하게 드러냈다. 김혜성은 “도루왕 2연패는 욕심난다. 도루 비결은 정말 없다. 발도 빨라야 하고 타이밍도 잘 맞춰야 하지만, 타이밍이 아무리 좋아도 죽는 게 도루다. 잘 먹고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해서 체력을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유격수와 2루수 골든글러브를 받으면 최초라고 들었다. 알게 된 이상 욕심이 난다. 2루수 골든글러브도 받고 싶다”라고 했다.
그런데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타격에 대한 고민이 끝없다. 김혜성은 “타율은 괜찮은데 타율에 비해 출루율이 낮다. 그걸 올려야 한다”라고 했다. 전반기 출루율은 0.362. 리그 24위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다.
[김혜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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