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믿고 보는 최동훈 감독 연출에 대세 배우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등 막강한 라인업이 더해졌음에도 결과물은 영 신통치 않다. 올여름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혔으나, 알맹이 없는 '외계+인' 1부다.
'외계+인'(감독/각본 최동훈)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전개를 그린 영화다.
'충무로 흥행 메이커' 최동훈 감독이 무려 7년 만에 내놓은 신작. 그는 지난 2004년 '범죄의 재구성'(212만 명)을 시작으로 '타짜'(2006/684만 명)와 '전우치'(2009/613만 명)로 한국형 장르물의 한 획을 긋고 '도둑들'(2012), '암살'(2015)로 '쌍천만' 흥행 신화까지 세운 바 있다.
그런 최동훈 감독이 '외계+인'을 통해 첫 시리즈물 연출 도전에 나서며 일찌감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2년 반 동안의 시나리오 작업 끝에 완성한 1부와 2부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작품의 첫선을 보인 것.
하지만 최근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외계+인' 1부는 관객들의 치솟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매 작품 본인만의 확실한 색깔로 진일보한 장르물을 탄생시켰던 최동훈 감독의 진가가 이번 '외계+인'에선 좀처럼 발휘되지 않아 되려 객석에 당혹감을 유발한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SF 장르에 한국 고전 설화를 버무린 차별점은 구조가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한 탓에 재미를 반감시키는데, 무엇보다 현대의 이야기가 할리우드 스타일을 답습해 기시감이 몰려오며 더욱 집중도를 떨어트린다. 가드(김우빈)의 변신과 우주선, 외계 로봇들의 등장 등 현란한 스케일을 자랑한 CG 장면들은 색다를 게 없어 볼거리를 충족시키기보다 흥미롭게 펼쳐진 고려 분량과의 이질감만 키우고, 작품과 관객들과의 거리감 또한 넓힌다.
이처럼 어디서 본 듯한 비주얼에 현대를 이끄는 가드, 로봇 썬더(목소리 연기 김대명), 형사 문도석(소지섭) 등 캐릭터들은 매력을 잃고, 2부를 위한 만듦새의 1부에 서사가 복잡하게만 흘러가다 보니 딸(최유리)의 행동은 당위성이 부족하게 표현돼 민폐 캐릭터로 전락하고 만다.
어린이 SF 드라마마저 떠올리게 하는 현대를 뒤로하고 결말에 이르러 복선을 회수, 반전을 꾀하지만 142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감내한 만큼의 큰 감흥을 주진 못한다. 다만 고려의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 '천둥을 쏘는 처자' 이안(김태리)의 서사는 감칠맛 나게 그려지며 궁금증을 자극, 1부를 심폐소생하는 대목으로 2부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걸게 한다.
'외계+인' 1부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사진 = CJ ENM]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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