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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정확하게는 1년2개월이다. SSG와 김원형 감독이 인내한 1년을 보상 받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전반기 막판 문승원에 이어 박종훈의 1군 복귀전도 마침내 확정됐다. 박종훈은 31일 광주 KIA전서 2021년 5월28일 대전 한화전 이후 1년2개월만에 다시 1군 마운드를 밟는다. 통상적인 토미 존 수술의 재활과 공백기다.
김원형 감독은 문승원과 박종훈이 작년 6월부터 나란히 빠진 뒤 마운드 운용에 너무나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외국인투수 아티 르위키까지 빠지면서 한꺼번에 선발 빈 자리를 세 곳이나 메워야 했다. 2군 자원들에 기존 불펜 자원까지 끌어들여 실전서 오디션을 치렀고, 불펜 구성까지 시즌 도중에 확 바꿔야했다. 결국 시즌 막판 일부 대체 선발들은 그들대로 준비 부족을 드러냈고, 불펜은 과부하에 걸렸다. 결말은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그에 비하면 올해 전반기는 너무 잘 풀렸다. 김광현의 복귀와 노경은 영입이 결정적이었다. 이반 노바가 실패했지만, 전혀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작년에 선발 경험을 착실히 쌓은 이태양이 환골탈태했다. 영건 오원석도 또 경험을 쌓았다.
전반기부터 후반기의 행복한 고민에 대한 시나리오가 집필됐다. 김광현~윌머 폰트~이태양~오원석 위주로 선발진이 엄청나게 잘 돌아가는데 120억원 재활듀오가 돌아오면 누가 빠져야 하냐고. 2위 키움 등 몇몇 팀이 시도하는 6선발의 5선발 로테이션 운영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김원형 감독의 결론은 정공법이다. 우선 전반기 막판 일찍 돌아온 문승원에게 올 시즌에만 한정적으로 불펜을 맡기기로 했다. 그리고 후반기 시작과 함께 노경은을 불펜으로 돌렸다. 상대적으로 기존 선발투수 중 가장 기복이 컸던 오원석도 26일 인천 LG전을 끝으로 불펜으로 이동했다. 결국 김광현~폰트~숀 모리만도~이태양~박종훈으로 후반기 선발진이 결정됐다.
이유가 있다. 일단 박종훈은 언더핸드 특성상 무조건 선발에 배치돼야 한다. 반면 문승원은 불펜 소화도 가능한 스타일이다. 그리고 노경은은 불펜 경험도 풍부하다. 그렇다고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드는 이태양을 불펜으로 보내긴 너무 아까웠다. 오원석의 경우 “(김)택형이 밖에 없는 왼손 불펜을 보강하는 차원”이라는 게 김원형 감독 설명이다.
결국 통산 63승의 노경은, 37승의 문승원, 12승의 오원석이 불펜에서 뭉쳤다. 다른 팀이라면 풀타임 선발로도 뛸 수 있지만, ‘선발 왕국’은 다르다. 김원형 감독은 후반기에 극적으로 결성된 ‘112승 트리오’가 불펜 약점을 상쇄해 주길 기대한다.
즉, 112승 트리오가 기존 셋업맨 김택형과 서동민, 마무리 서진용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를 질과 양 모두 업그레이드하길 바라는 것이다. 단, 사용법은 까다롭다. 문승원은 아무래도 수술 직후라서 연투는 불가능하다. 세 번째 등판이던 27일 인천 LG전서 1이닝 3피안타 1사사구 2실점으로 불안했다. 불펜 경험이 많지 않은 오원석도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노경은도 베테랑이라 피로도 관리를 잘 해야 한다.
복귀한 120억원 재활듀오가 아킬레스건을 절묘하게 보완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려면 박종훈과 모리만도의 연착륙, 112억원 트리오의 불펜 적응 등이 필수요소다. 김 감독의 의도대로 맞아떨어지기만 하면 SSG는 1년의 인내를 올 가을에 한꺼번에 보상 받을 수도 있다.
[위에서부터 노경은, 문승원, 오원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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