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이병헌이 배우 송강호, 전도연, 임시완 등과 '비상선언'으로 뭉친 것을 두고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영화 '비상선언'의 주역 이병헌을 28일 화상으로 만났다. '관상'(2013), '더 킹'(2017)의 한재림 감독이 연출한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 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칸 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첫선을 보이며 일찍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병헌은 딸의 치료를 위해 하와이행 비행기에 오른 탑승객 재혁으로 변신했다. 재혁은 비행기 탑승 전부터 께름칙하던 의문의 남성이 같은 비행기에 탄 사실을 알고 불안에 빠진다. 하지만 재난 상황에 닥친 혼란의 기내에서 할 일을 점점 깨닫기 시작한다.
'남산의 부장들'(2020) 이후 2년 만에 영화계에 돌아온 이병헌은 "극장에서 무대인사로 관객을 직접 만나는 게 일상이었는데 몇 년간 소통 없이 촬영만 하고 지냈다. 며칠 전 시사회를 통해 관객을 만나게 되니 감정이 새로웠다. 늘 하던 일인데도 감사한 일이란 생각이 새삼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개봉 연기 끝에 관객과 만나는 '비상선언'인 만큼 소감도 남다를 터다. 이병헌은 "영화가 다 완성됐는데 계속 상황을 봐가며 미룰 수밖에 없었다. 다른 한국 영화도 마찬가지였다"라며 "팬데믹을 지나며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관객이 훨씬 몰입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영화에는 송강호를 필두로 전도연, 임시완까지 일명 '연기 9단'으로 불리는 명배우가 출동한다. 이병헌은 "작품을 할 때 결과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각본이 좋아도 촬영 과정에서 더 좋아질 가능성이 있고, 좋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만드는 과정에서 잘못된 길을 따라가다가 사랑을 못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라며 "함께 호흡하는 출연진이 훌륭한 배우라면 자신감이 생기고 의지할 수 있다.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크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라고 돌이켰다.
아내인 배우 이민정의 '특급 내조'도 언급했다. 이민정은 지난 25일 '비상선언' VIP 시사회에 참석해 이병헌을 응원했다. 이병헌은 "이민정이 촬영하고 있어서 올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고 했다"라며 "그래도 촬영 끝나고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행히 왔는데 서로 문자도 못 할 정도로 바빴다. 하루 종일 일정이 있고 준비하다 보니 문자를 볼 시간도 없었다. 끝나고 '다음날 촬영 있는데 눈 퉁퉁 부어서 어쩔 거냐'고 투정 문자를 보냈더라"라고 해 웃음을 줬다.
'비상선언' 제작진은 360도 회전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 대형 비행기를 회전할 롤링 짐벌을 투입했다. 이병헌은 "미국에서 장비가 와야 해서 시간이 걸렸다.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모든 것이 미뤄지고 장비를 조종하는 기사도 못 온다는 소식을 들어서 직접 짐벌 제작에 들어갔다. 할리우드에서도 이렇게 큰 비행기를 돌린 적 없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십 번의 검증을 거쳐 안정성을 확인했지만 100여 명이 탑승한 채로 돌아야 하기에 걱정됐다. '잘못돼서 떨어지면 어쩌지?' 별의별 걱정을 했다. 공포심이 연기에 어느 정도 도움 되지 않았나"라며 "승객들의 머리가 하늘로 솟고 승무원이 천장으로 떨어지는 장면은 영화를 보고 나서도 기억 남을 거다"라고 귀띔했다.
극중 재혁은 비행 공포증을 딛고 비행기에 오르지만 작은 움직임과 소리에도 큰 두려움을 느낀다. 이병헌은 오래전 기내에서 공황 장애를 겪은 기억을 되살리며 촬영에 임했다. 그는 "26살에 드라마 '아름다운 그녀'를 끝내고 미국에 가려고 비행기를 타고 처음 공황 장애를 느꼈다. 그 순간 기억이 뚜렷하다. '여기서 죽는구나' 싶었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잊을 수 없다"라고 했다.
또한 "기내에 의사가 있는지 방송도 했다. 다행히 미국에 잘 갔다. 비행기가 떴을 때 다른 나라에 설 수 있는 줄 알았다. 세워달라고 했다"라며 "숨이 안 쉬어지고 답답하고 죽을 것 같았다. 지금이야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힘든 기억이었다"라고 말했다.
'비상선언'은 '외계+인', '한산: 용의 출현', '헌트'로 이어지는 여름 대전에 합류했다. '비상선언'만의 매력을 묻자 이병헌은 "일단 재밌다"라며 "촬영 기법, 조명, 배우의 연기가 사실적이고 실제 같다. 비행기 안에서의 상황을 관객들이 함께 느끼도록 모든 걸 쏟아부었다. 새로운 경험일 거다"라고 자신했다.
'비상선언'은 오는 8월 3일 개봉한다.
[사진 = BH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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