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그때 완전 멘붕이었다.”
SSG 박종훈은 본래 ‘토미 존 서저리 동기’ 문승원보다 재활 페이스가 살짝 빨랐다. 지난 2월 SSG강화퓨처스필드를 방문할 때도 그랬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문승원은 전반기 막판에 돌아왔으나 박종훈은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서 복귀했다. 3이닝 2피안타 2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토미 존 서저리의 재활기간은 통상적으로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다. 1년 2개월만에 돌아온 두 사람은 지극히 정상적인 행보다. 그리고 복귀시점보다 중요한 건 복귀 이후 더 이상 아프지 않고 시즌 마지막 날 동료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김원형 감독도 이 부분을 특히 강조했다.
다만, 재활과정에서 통증이 발생하고 다시 쉬었다가 공을 잡는 과정이 무수하게 반복된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데, 종종 이 과정을 넘어가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는 투수들도 있었다. 또한 통증이 재활 과정에서 찾아오는 통상적인 과정이기도 하지만, 절대 참으면 안 되는 통증도 있다.
박종훈의 복귀가 예상보다 살짝 늦어진 건 이미 알려진대로 어깨 통증 탓이다. 2군에서의 실전이 눈 앞에 온 상황서 어깨에 통증을 느꼈으니, 박종훈이 받는 스트레스와 절망감은 엄청났다고 봐야 한다.
박종훈은 지난달 30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그때 완전 멘붕이었다. 그때가 제일 힘들었다. 다 좋았는데 그 순간에 많이 힘들었다. 태어나서 처음 아픈 부위였으니. 그래도 검사해보니 큰 이상이 없어 다행이다. 지금도 100% 안 아픈 건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다”라고 했다.
그 와중에 문승원은 복귀했다. 박종훈은 조급해졌다. “승원이 형이 돌아간 걸 보고 ‘더 늦어지면 올 시즌 못 나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럴 때 최현석 코치님이 ‘아픈 것은 이유가 있고 나쁜 것만은 아니다. 여유 있게 시간을 갖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심적으로 편안해지고 이겨냈다”라고 했다.
박종훈은 31일 광주 KIA전서 3이닝 동안 54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했다.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37km에 그쳤지만, 던진 뒤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않은 것만으로도 성공이다. 이제 박종훈에게 어깨 통증은, 말 그대로 추억이 됐다.
1년 2개월간 후배들의 모범이 됐으며, 본인도 잊을 수 없는 시간을 보냈다. 박종훈은 “생각보다 너무 빨리 지나갔다. 재미있게 했다. 후배들과 얘기도 하면서 내가 잊고 있었던 것도 찾았다. 후배들 폼도 봐주면서 ‘나도 이때 이런 걸 해야지’라고 생각해보기도 했다.
재활기간 밤 10~11시에 취침해 6시에 일어나는 패턴을 반복하며 그 어떤 재활 투수보다도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죽하면 스스로도 웃으며 “시차 적응 중이다”라고 했다. 새벽에 자고 오전에 일어나는 1군 선수들의 패턴에 적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김원형 감독은 올 시즌 박종훈과 문승원에게 부담을 줄 생각이 전혀 없다. 좀 더 큰 틀로 보면, 토미 존 수술을 받은 투수의 성공적 재기는 1~2년을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이런 관점에선, 박종훈과 문승원의 2023시즌 퍼포먼스까지 지켜봐야 한다. 어차피 내년부터 4년이란 시간이 있는 투수들이다.
박종훈은 “다시 마운드 올라가면 웃음만 나올 것 같다. 관중이 있는 곳에서 야구를 하는 것 자체가 설렌다. 살짝 부담도 되지만 빨리 마운드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 팀이 더 쉽게 우승하도록 돕고 싶다”라고 했다.
[박종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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