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창단 최다 13연패 수렁, 그리고 9위로 떨어진 처참한 팀 성적. 이것이 허삼영(50) 삼성 감독이 사자굴을 떠난 이유다.
지난 해만 해도 정규시즌 2위에 등극하며 6년 만에 가을야구를 맛봤던 삼성은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걸었으나 현실은 처참하기 그지 없다. 94경기를 치른 현재 38승 54패 2무(승률 .413)로 어느덧 9위까지 떨어졌다.
삼성의 아이러니는 최강 외국인선수 3인방을 거느리고도 '추락'했다는 점이다. 리그 최고의 외국인타자로 꼽히는 호세 피렐라와 믿음직한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 여기에 KBO 리그에 완전히 적응한 알버트 수아레즈까지. 외국인 라인업만 보면 '역대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로 KBO 리그 2년차를 맞은 피렐라는 '발바닥 이슈'를 딛고 타율 .343, 출루율 .415, 장타율 .562, OPS .977에 18홈런 65타점 8도루로 맹활약하고 있다. 타격 1위, 출루율 2위, 장타율 2위, 득점 1위, 최다안타 1위, 홈런 3위, 타점 7위에 랭크될 정도로 'KBO 리그 완전정복'에 성공했다. 시즌 초반에는 임시 주장을 맡을 정도로 선수들의 신뢰도 두텁다. 삼성의 새로운 1번타자로 떠오른 김현준은 "피렐라는 열정과 투지가 대단하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를 본받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
삼성이 구성한 최고의 외국인 원투펀치라 할 수 있는 뷰캐넌과 수아레즈도 뛰어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뷰캐넌은 6승 8패 평균자책점 3.37, 수아레즈는 4승 5패 평균자책점 2.42로 나무랄데 없는 성적표를 보여주는 중이다. 투구 내용에 비해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특히 뷰캐넌은 덕아웃의 응원단장을 자처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있고 수아레즈는 팀이 연패에 빠져 있자 중간계투로도 나서는 '헌신'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만 현재 뷰캐넌은 '맨손 캐치'를 시도하다 오른손 엄지손가락 미세 골절로 공백을 보이고 있지만 이미 12연패를 당하고 벌어진 일이라 뷰캐넌의 공백 때문에 삼성이 무너졌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삼성은 9위로 추락했고 급기야 감독까지 팀을 떠나고 말았다. 역대급 외국인 3인방의 활약 만으로는 부족했던 것일까.
결국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작년에 비해 눈에 띄게 떨어진 것이 삼성 추락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백정현은 14승 투수에서 11패 투수로 전락했고 오승환은 연일 방화를 저지르고 있다. 구자욱의 파괴력도 작년보다 떨어졌고 강민호는 타율 .231로 위압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43타석 연속 무안타 굴욕을 당한 김헌곤은 타율 .205로 처져 있고 김상수도 .206, 이원석도 .220으로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작년에는 베테랑들이 의기투합하면서 삼성의 선전을 이끌었는데 올해는 180도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해에는 'FA로이드'에 탑승한 강민호와 백정현의 활약이 돋보였다면 올해는 예비 FA인 김헌곤과 김상수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고 이미 FA 계약을 맺은 강민호와 백정현마저 부진하면서 삼성의 성적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삼성의 올 시즌을 보면서 외국인선수 3명이 모두 잘 한다고 팀 성적이 보장된다는 법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삼성의 외국인선수 3인방. 뷰캐넌(왼쪽)과 수아레즈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첫 번째 사진) 기뻐하는 피렐라의 세리머니.(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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