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LG가 확실히 강하다.”
SSG는 선두 독주체제를 갖췄다. 2위 키움에 7경기, 3위 LG에 8경기 앞섰다. 상위권 팀들의 전력을 감안할 때 SSG의 페넌트레이스 우승은 매우 유력하다. 박종훈과 문승원의 복귀, 숀 모리만도의 가세로 문승원, 노경은, 오원석 등 선발투수 3명이 불펜으로 이동, 전반기 불펜 약점을 절묘하게 메웠다.
후안 라가레스, 숀 모리만도로 외국인선수 전열도 다시 갖췄다. 라가레스는 공수겸장 외야수로 발돋움할 조짐이다. 대만에서 영입한 모리만도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현재로선 SSG 전력에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후반기에 부진한 이태양이 재조정을 위해 2군에 내려간 것 정도가 악재다.
그러나 김원형 감독은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SSG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 모두 같은 마음이다. 대놓고 우승을 얘기하는 사람은 없지만, 언젠가부터 ‘가을의 승자, 최후의 승자’를 향해 한 마음으로 뛰고 있는 건 확실하다. 후회 없는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매 경기 신중하게 치른다.
야구는 상대적이다. 김원형 감독은 여전히 키움, LG, KT 등의 추격을 경계한다. 심지어 하위권 팀들의 고춧가루도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난주 KIA와의 원정 당시 “8월에 상위권 팀들과의 일정이 많다. 어느 한 경기도 느슨하게 할 수 없다. 5위권이 아닌 팀에도 부담감을 가질 수 있다. 한화만 해도 좋은 외국인투수들을 갖춰 긴장을 못 늦춘다”라고 했다.
시즌 중반이 넘어가면서, 대부분 팀의 경기력이 올라왔다고 진단했다. 김 감독은 “투수 매치업이 점점 강해진다”라면서 “투수는 가동인원이 늘어나면서 운영이 원활해졌다. 야수들이 걱정이다. 8월이 가장 힘든 시기다. 부상 없이 잘 넘겨야 한다”라고 했다. SSG 주축 야수 대부분 30대 중~후반이다.
결국 시즌 막판 SSG의 1위를 유지하는 힘은 수비와 마운드에서 나온다는 게 김 감독 생각이다. “투수력을 페넌트레이스 끝까지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투수력을 유지하려면 야수들의 수비력이 절대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라고 했다.
야수들이 좋은 수비로 투수들과 선순환, 시너지를 내면 타선이 기복을 보이더라도 약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 SSG 타선의 후반기 생산력은 리그 최하위권 수준이다. 이미 마운드와 수비로 버티고 있다. 물론 SSG뿐 아니라 모든 팀이 디펜스, 마운드를 중시한다. 김 감독은 “수비력이 유지되면 투수력도 시즌 끝까지 버틸 수 있다”라고 했다.
솔직한 마음도 드러냈다. 타 구단 중에선 LG를 확실하게 인정했다. LG는 SSG 다음으로 공수주, 투타 밸런스가 좋다. 토종 선발진이 약점이다. 그러나 풍부한 뎁스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최근 수년간 타선이 약한 이미지였지만, 올 시즌에는 리그 최강의 생산력을 자랑한다. 5일 잠실 키움전서 7-8로 패배했지만, 1-7서 턱 밑까지 추격하는 힘이 대단했다.
김 감독이 경계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1번에서 9번까지 상위타선, 하위타선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좋은 공격력을 보유했다. 파괴력이 있다. LG가 확실히 강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LG와의 상대전적이 접전(7승5패 우위)이지만 LG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 같다”라고 했다.
SSG와 LG는 2연전 시리즈만 남겨뒀다. 18~19일 인천에서, 9월 6~7일 잠실에서 맞붙는다. 어쩌면 SSG 페넌트레이스 우승의 마지막 승부처다.
[김원형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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