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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전성기의 스피드를 찾는 건 너무 힘들다.”
SSG 151억원 에이스 김광현의 퍼포먼스는 더 이상 평가의 의미가 없다. 명불허전이다. 메이저리그에 2년간 몸 담기 전에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위주의 투구, 다소 거친 면모도 있었다. 그러나 미국 물을 먹고 돌아오더니 노련한 에이스가 됐다.
이제 김광현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까지 완벽하게 장착한 포 피치 투수가 됐다. 커브와 체인지업을 위닝샷으로 사용 가능할 정도로 업그레이드됐다. 시즌 전 약속대로 자신이 등판한 날 팀의 80% 이상의 승률을 지켜내고 있다.
다만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뛴 2019년에 비해 공 스피드는 살짝 떨어졌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광현의 2019시즌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7.1km였다. 그러나 올 시즌은 145.3km다. 약 2km 격차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이게 김광현의 몸에 이상이 있다거나, 뭔가 비정상적인 건 절대 아니다. 아무래도 김광현이 예전에 비해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고, 더 이상 힘에 의존한 투구를 하지 않으며, 긴 이닝을 효율적으로 소화하는데 중점을 두다 보니 공 스피드가 살짝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
결정적으로 세인트루이스 시절보다 평균구속이 올라왔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김광현의 지난 2년간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2020년 89.9마일(144.7km), 2021년 89.1마일(143.3km)이었다. 2km를 잃어버렸다고 했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이전이었다. 사실 작년 대비 약 2km가 올라왔다.
그렇다면 김광현은 앞으로 패스트볼 스피드를 올리기 위해 인위적으로 노력해야 할까. 김원형 감독의 답은 NO다. 그러나 의식은 해야 한다. 김 감독은 10일 인천 KT전을 앞두고 “광현이도 30대 중반이다. 4~5년 전처럼 147~8km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지금 스피드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했다.
KBO리그 타자들의 수준을 감안할 때, 적어도 140km 초반의 스피드는 유지해야 1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140km대 중반의 김광현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변화구 품질, 경기운영능력이 KBO리그 톱클래스이기 때문에 당장 스피드에 대한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다만, 30대 중반의 나이이기 때문에 여기서 스피드가 더 떨어지지 않게 몸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는 있다. 김 감독은 “지금 스피드를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서 하다 보면, 오히려 내년에 지금보다 평균구속이 올라갈 수도 있다. 광현이도 사람이라 전성기 스피드를 찾는 건 힘들 것이다. 그래도 방법을 찾고 노력하긴 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광현은 올해 비 FA 4년 151억원 계약을 맺었다. 남은 3년 동안 김광현의 스피드가 어떤 그래프를 그릴 것인지는 김광현의 준비에 달렸다. 자기관리를 잘 하는 선수이니 SSG 팬들로선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김광현은 10일 KT를 상대로 다소 고전했다. 그래도 5이닝 7피안타 5탈삼진 2사사구 2실점으로 시즌 10승(2패)을 돌파했다. 경기 후 “스피드는 좀 충분히 쉬고 던지면 더 나올 수 있다. 올 시즌 작년과 제작년 이닝을 초과하긴 했다. 경기 초반에 전력 투구를 하고 나중에 힘이 떨어져서 얻어맞으면 의미 없는 일이다. 그래도 준비를 잘 하면 내년에 좀 더 잘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김광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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