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사이타마(일본) 이현호 기자] 문선민(30, 전북 현대)은 ‘세리머니 맛집’ 사이타마에 확실한 발도장을 찍으려 한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22일 오후 4시 일본 사이타마현의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전에서 비셀 고베를 3-1로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4강전 상대는 우라와 레즈(일본)다.
정규시간에 연장전까지 120분이 모두 지난 시점에서 전북이 2-1로 앞서고 있었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고베가 코너킥 찬스를 얻었다. 고베는 골키퍼를 포함한 11명 전원이 전북 골대 앞으로 모여 동점골을 노렸다.
하지만 공이 뒤로 흘렀다. 문선민이 이 공을 뺏어내 고베 골문으로 돌진했다. 골대는 텅 비어있었다. 문선민 앞에 수비수도 없었다. 문선민은 여유롭게 쐐기골을 성공시키고 코너 플래그 앞에서 관제탑 춤을 췄다. 고베 팬이 아닌 일본 중립 관중들은 문선민의 춤이 신기했는지 박수를 쳤다.
경기 종료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문선민은 “다들 아시다시피 관제탑 춤은 저만의 시그니처 세리머니다. 제가 관제탑 춤을 추면 팬들이 좋아해주신다. 저도 좋다. 만약 4강에서 우라와 레즈를 만나면 한 번 더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 관중들도 재밌게 봤는지 박수를 쳐줬다”며 웃었다.
인터뷰 시점까지만 해도 전북의 4강 상대가 결정되지 않았다. 전북-고베전이 끝나고 같은 장소에서 열린 8강전에서 우라와는 BG빠툼(태국)을 4-0으로 격파해 4강에 진출했다. 문선민의 바람대로 전북-우라와 매치가 성사됐다.
세리머니 맛집으로 알려진 사이타마에서 최고의 메뉴는 ‘산책 세리머니’다. 2010년에 한국과 일본 대표팀의 한일전에서 박지성이 선제골을 넣고 산책 세리머니를 탄생시켰다. 3년 뒤에는 이동국(당시 전북)이 ACL에서 우라와 상대로 산책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문선민은 “국가대표 한일전이나 ACL 한일전에서 다른 선배들이 산책 세리머니를 많이 했다. 저는 저만의 세리머니를 해보고 싶었다. 산책은 4강전에서 다른 선수가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이타마에 새로운 메뉴를 추가한 문선민이다.
우라와는 사이타마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쓰는 일본 J리그 최고 인기 팀이다. 경기장에서 종종 전범기가 포착되기도 한다. 구단 모기업도 전범 기업이다. 문선민의 관제탑 춤이 우라와 팬들의 광적인 응원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재미가 생겼다. 전북-우라와 경기는 25일 저녁 7시 30분에 킥오프한다.
[사진 = AFPBBnews,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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