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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49번째 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쳤다.”
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푸홀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에 5번 1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했다.
이날 유일한 타점과 득점을 책임졌다. 0-0이던 7회초에 선두타자로 등장, 볼카운트 1B2S서 드류 스마일리의 4구 93마일 투심을 좌중월 결승 솔로포로 연결했다. 이 한 방은 푸홀스의 개인통산 693번째 홈런이다.
메이저리그 통산홈런 5위를 달린다. 배리 본즈(762홈런), 행크 아론(755홈런), 베이브루스(714홈런)에 이어 역대 4번째 통산 700홈런 달성을 눈 앞에 뒀다. 당장 3개만 보태면 알렉스 로드리게스(696홈런)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그런데 693홈런보다 눈에 띄는 기록이 있다. 스마일리가 푸홀스에게 홈런을 맞은 역대 메이저리그 449번째 투수라는 점이다. 푸홀스는 메이저리그 데뷔 11년차의 스마일리에게 이날 처음으로 홈런을 쳤다. MLB.com에 따르면 푸홀스는 본즈와 함께 역대 가장 많은 투수에게 홈런을 친 타자가 됐다.
정작 푸홀스는 이런 기록에 무신경하다. MLB.com에 “나는 그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와 마주치더라도 내게 놓인 숙제를 하고, 일을 하고, 프로세스를 믿고 실행한다”라고 했다. 오히려 홈런을 내준 스마일리가 “그가 돌아왔다. 그가 홈런 머신인 이유가 있다”라고 했다.
스마일리로선 바깥쪽 높은 코스로 들어갔고, 배트 끝에 맞았는데 홈런이 됐다는 사실을 놀라워했다. 1980년생, 만 42세의 노장이 아직도 홈런을 생산하는 기술과 힘이 남아있다는 의미다. 푸홀스는 올 시즌 72경기서 타율 0.277 14홈런 38타점 OPS 0.881로 수준급 활약이다. 마침 이날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내셔널리그 이주의 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푸홀스는 2021시즌 도중 LA 에인절스에서 방출된 뒤 극적으로 LA 다저스와 계약, 현역을 이어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 세인트루이스로 돌아왔다. 1년 250만달러 계약을 맺었고, 시즌 후 현역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예고 은퇴인 셈이다. 심지어 최근 미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서 개인통산 700홈런을 떠나 올 시즌을 마치면 무조건 은퇴하겠다고 못 박았다. 42세, 은퇴 시즌에 오히려 에인절스에서의 마지막 2~3년보다 더 잘한다.
올해 롯데 자이언츠에서 예고 은퇴를 선언, 마지막 시즌을 보내며 은퇴투어를 치르는 이대호와 같은 케이스다. 이대호도 올해 그 어느 시즌보다 맹활약하며 “왜 은퇴 하나, 더 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푸홀스도 올 시즌 활약만 보면 은퇴가 아까운 수준이다.
[푸홀스.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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