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전광판 한번 봐"
'대투수'의 한마디에 '영건'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KIA가 LG를 1-0으로 누른 25일 잠실구장. KIA 선발투수 이의리는 이날 115구를 던지면서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결과는 무실점이었지만 115개라는 투구수에서 알 수 있듯 이의리의 투구 과정은 험난했다.
이의리는 1회부터 사사구 3개를 허용하며 어렵게 출발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6회 1아웃까지 안타를 1개도 맞지 않았다. 결국 채은성에 중전 안타를 맞아 노히트 행진은 깨졌지만 이것이 이날 이의리가 맞은 처음이자 마지막 안타였다. 그만큼 구위가 환상적이었다. 로벨 가르시아에게 던진 115구째 구속도 151km가 찍힐 정도였으니.
이의리가 혹시 노히트노런을 의식한 것은 아니었을까. 사실 그는 4회까지 노히트 행진을 펼치고 있는지도 몰랐다. 4회를 마치고 덕아웃으로 돌아온 그는 '대투수' 양현종의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전광판 한번 봐"라는 양현종의 한마디에 이의리는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의미를 알아차렸다. 양현종이 이의리에게 전광판을 보라고 한 이유는 안타를 1개도 맞지 않을 정도로 구위가 좋은데 왜 어렵게 승부를 하느냐는 뜻이었다. 양현종은 "멍청하다. 그렇게 공이 좋은데 왜 그러는 거냐"고 일침했다. 이의리는 "양현종 선배님께서 좋은 의미로 말씀해주셨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양현종의 일침에 정신이 번쩍 들은 이의리는 자신의 구위를 믿고 던졌고 5~6회에는 볼넷 1개만 허용하면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노히트는 깨졌지만 의미가 있었다. 결국 KIA가 1-0으로 승리하면서 이의리도 시즌 8승째를 따낼 수 있었다.
지난 해 신인왕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이의리는 올해도 KIA의 선발로테이션을 지키면서 '2년차 징크스'를 타파하고 있다. 그의 남은 시즌 목표는 '시즌 완주'다. 그는 "규정이닝도 사실 잘 모르겠다. 규정이닝을 넘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냥 건강하게 시즌을 끝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기아 선발 이의리가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기아-LG의 경기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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