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사이타마(일본) 이현호 기자] 이범수(31, 전북 현대)의 선방 하나하나에 우라와 레즈 홈팬들이 머리를 감싸쥐었다.
전북 현대는 25일 일본 사이타마현의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전 90분 동안 우라와 레즈와 1-1로 비겼다. 연장전에서 양 팀이 1골씩 주고받고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그 결과 전북이 승부차기에서 1-3으로 졌다.
전북 골키퍼 이범수의 선방이 빛난 경기였다. 이날 이범수의 선방 횟수는 7개. 특히 후반 종료 직전 3연속 선방이 전북의 생명을 연장시켰다. 우라와 슈팅이 이범수 손과 발에 맞고 나갈 때마다 사이타마 스타디움에 깊은 탄식 소리가 들렸다. 또한 이범수는 승부차기에서는 우라와 3번 키커 모베리 칼손의 슈팅을 막아내며 포효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이범수는 “선수들이 120분간 혈투를 치렀다. 결과를 못 가져와서 너무 아쉽다. 간절했던 마음과 다르게 운이 안 따라줘서 아쉽다”며 고개를 숙였다. 전북의 승부차기 부진을 두고는 “징크스는 깨지라고 있는 거다. 항상 준비를 잘해놓고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다음엔 더 잘할 수 있다”고 다짐했다.
후반 추가시간 연속 선방을 회상한 그는 “막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팀이 어려울 때 골키퍼가 해줄 수 있는 건 선방밖에 없다. 그만큼 간절했다.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이런 무대를 뛸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막았다”고 답했다.
120분간 이어진 우라와 서포터의 압도적인 응원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낀 선수는 이범수다. 이범수는 “이 정도로 열정적인 응원은 처음이었다. 응원가 내용을 모르지만, 제가 만약 이런 응원을 받으면 정말 힘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대로 제가 막을 때마다 우라와 팬들이 탄식하는 거 보고 희열을 느꼈다. 승부차기에서는 제가 우라와 서포터를 등지고 있어서 키커보다 부담이 없었다. 우라와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 앞에서 끝까지 잘 싸워준 우리 선수들과 감독님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범수가 가장 아쉬워한 건 승부차기다. 그는 “승부차기 들어간 순간 ‘이건 내게 기회다’라고 생각했다. 이운재 코치와 함께 승부차기 키커 분석을 정말 많이 했다. 7번 선수(준커) PK 슈팅은 코스를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정말 잘 차더라. 각 키커 별로 준비를 많이 했는데 이기지 못해 너무 아쉽다”고 돌아봤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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