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홈런부터 368호까지…'주인공' 이대호, 웃으며 인천 떠났다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롯데 자이언츠)가 인천에서 마지막 경기, 좋은 추억을 간직하게 됐다.

이대호는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14차전 원정 맞대결에 지명,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이날 인천에서는 이대호의 은퇴투어 행사가 진행됐다. '절친' 추신수는 커피차를 선물하며 이대호의 은퇴투어를 축하했다. 그리고 SSG는 '선수' 이대호가 뛰는 마지막 인천 경기를 기념해 '조선의 4번타자'라는 별명을 딴 마패와 제2의 인생을 응원하는 기념구, 이대호의 등번호 사인볼 액자를 선물했다.

자신이 '주인공'인 경기, 이대호는 단 한 방으로 진짜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롯데는 전날(27일) 세 번의 만루 찬스에도 불구하고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하면서 SSG에 0-10으로 완패를 당했다. 28일 경기의 초반의 흐름도 썩 좋지 않았다. 고구마와 같은 타선의 침묵이 이어졌기 때문.

롯데는 1회부터 2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으나 단 1득점에 그쳤다. 찬스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2회 1사 2루, 3~4회 무사 1루, 5회 무사 2루의 기회를 손에 넣을 정도로 밥상만은 잘 차렸다. 그러나 결정적인 한 방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SSG에 끌려갔다. 이때 '해결사'가 등장했다. 이대호였다.

이대호는 1-2로 뒤진 7회초 2사 1루에서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첫 번째 타석에서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으나,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친 만큼 감은 나쁘지 않은 상황. 이대호는 SSG의 바뀐 투수 김태형이 던진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이대호는 김택형의 131km 포크볼이 밋밋하게 들어오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그리고 이대호의 방망이를 떠난 타구는 SSG랜더스필드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역전 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KBO리그 통산 368호 홈런으로 자신을 위한 경기에서 진정한 주인공이 되는 순간.

롯데 팬들은 인천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 이대호의 이름을 연호, 뜨거운 기립박수를 쏟아냈다. 이대호 큰 한 방으로 흐름은 단숨에 롯데 쪽으로 넘어왔고, 롯데는 4-2의 재역승을 손에 넣었다.

지난 2002년 4월 26일 문학 SK 와이번스(現 SSG)전에서 이승호를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린 이대호. 그는 마지막 인천 경기에서도 홈런포를 가동했다. 인천에서 통산 성적은 124경기에서 133안타 19홈런 66타점 60득점 타율 0.282. 데뷔 첫 홈런부터 은퇴투어 자축포까지 이대호에게 '인천'은 남다른 장소로 거듭나지 않을까.

[롯데 이대호가 28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SSG의 경기 2-1로 뒤지던 7회초 1사 1루에서 SSG 김택형을 상대로 역전 투런포를 때리고 있다.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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