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년만에 폭풍성장했다. 그러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타이거즈 특급’ 박찬호가 5안타 경기를 했다. 28일 광주 두산전서 변함없이 1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 5타수 5안타(1홈런) 3타점 1득점했다. 3루타를 쳤다면 사이클링히트도 가능했지만, 2루타 두 방으로 만족해야 했다. 7회 좌중간 큰 타구를 친 뒤 3루에서 아웃됐다.
의도적으로 3루타를 노리는 것도 타격감이 나쁘다면 엄두도 낼 수 없다. 그만큼 박찬호의 생각대로 된 경기였다. 사실 이날만 좋았던 게 아니라 후반기 들어 꾸준히 상승세다. 최근 10경기 타율 0.385 1홈런 5타점 8득점 4도루다.
심지어 후반기 30경기서 타율 0.339 2홈런 12타점 30득점 13도루, 8월 21경기 타율 0.338 2홈런 10타점 16득점 9도루. 후반기 및 8월만 한정하면 간판타자 나성범 뺨치는 맹활약이다. 완전히 공수겸장 유격수로 거듭났으며, 오지환(LG), 박성한(SSG) 다음가는 NO. 3 유격수가 됐다는 평가다.
그런 박찬호는 2년 전 타율 0.223으로 규정타석을 채운 53명의 타자 중 꼴찌였다. 2014년 2차 5라운드 50순위로 입단한 뒤 항상 타격이 숙제였다. 현역 시절 ‘타격 장인’으로 꼽혔던 한국과 미국 출신 전임 감독들이 박찬호의 타격을 살리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다.
특히 맷 윌리엄스 전 감독은 2020시즌 후 박찬호에게 기술훈련을 일정기간 중지시키고 체력강화훈련에 매진하도록 지시했다. 그럼에도 박찬호는 2021년까지 확실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그래도 KIA로선 팀에서 수비력과 주루가 가장 좋은 중앙내야수라는 점에서 외면할 수 없었다.
김종국 감독은 올해 부임하자마자 무한경쟁을 선언했다. 박찬호로선 최악의 경우 슈퍼루키 김도영에게 밀릴 수 있었다. 그러나 박찬호는 벌크업을 통해 체력과 파워를 키웠다. 그리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레그 킥 대신 토탭으로 타이밍을 잡기 시작했다. 왼 어깨와 다리가 일찍 열리지 않으면서 컨택이 상당히 좋아졌다는 평가다.
주전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7~8월에 오히려 힘을 내는 건 그만큼 지난 겨울에 준비를 잘 했다는 의미다. 박찬호는 무조건 많은 훈련이 능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풀타임 유격수 4년차를 맞아 숱한 실패를 경험한 것도 자산이 됐다.
이제 박찬호는 빅 드림을 꾼다. 우선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규정타석 3할이 보이기 시작했다. 2019년 0.260이 종전 최고였고, 올해 커리어하이는 확정적이다. 타격의 특성상 어느 시점에서 하락 그래프를 피하긴 어렵다. 그러나 여기까지 온 이상 3할이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아울러 30개를 기록 중인 도루도 2019년 39개를 넘어설 가능성이 충분하다. 심지어 도루 단독선두 김혜성(키움, 33개)을 3개 차로 추격했다. 3년만의 도루왕 복귀도 꿈이 아니다. 도루성공률 81.1%도 좋은 편이다.
박찬호에게 2022년은 김선빈에 이어 KIA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폭풍성장한 시즌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아울러 리드오프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사실 박찬호는 몇몇 취재진에게 또 하나의 꿈을 털어놓기도 했지만, 거론할 시점은 아니다. 중요한 건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박찬호가 매너리즘 없이 계속 성장할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이다. 박찬호는 만족 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박찬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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