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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솔직히 여기서(1점대 평균자책점) 말이 안 돼요.”
SSG 에이스 김광현은 솔직했다. 타자친화적인 SSG랜더스필드를 홈으로 쓰면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김광현의 말과 행동은 다르다. 자신의 투구로 자신이 했던 말을 뒤집으려고 한다.
김광현은 28일 인천 롯데전서 5⅔이닝 4피안타 4탈삼진 6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6회 2사 1루서 정보근에게 좌중간안타를 맞은 뒤 넥스트 플레이를 하다 우측 종아리에 쥐가 났다.
김광현답지 않게 10명의 주자를 내보냈으나 자책점은 없었다. 평균자책점은 1.93서 1.85로 떨어졌다. 사실 전반기 막판부터 김광현의 페이스가 아주 압도적인 건 아니다. 안타든 볼넷이든 출루와 실점이 살짝 늘어나긴 했다.
그래도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8월 WHIP 1.47로 여전히 압도적이다. 8월 평균자책점도 2.51로 좋다. 자신의 승리는 1승(1패)에 그쳤지만, 여전히 김광현이 나갈 때 SSG의 승률은 높다. 올 시즌 김광현이 나선 22경기서 SSG는 18승3패1무다. KBO 승률 계산으로 0.857.
김광현은 시범경기 기간에 올 시즌 자신이 등판한 경기서 팀 승률이 80%가 넘는 게 중요하며, 실제로 그렇게 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이 페이스만 이어가면 약속을 지키는 셈이다. 에이스가 나갈 때 팀 승률 85.7%면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그 연장선상으로 당시 평균자책점이나 탈삼진보다 승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것도 자신이 다승왕 등을 욕심 낸 게 아니라 팀 승률 80%를 이끄는 과정에서 자신이 자연스럽게 승수를 많이 쌓으면 팀에도 좋은 것이라는 뉘앙스의 얘기였다. 그래서 자신의 승수가 쌓일 때마다 팬들에게 역조공 이벤트도 한다.
김광현의 승수 페이스는 후반기 들어 다소 더디다. 7월과 8월에 1승 추가에 그쳤다. 그래도 이미 10승을 채우면서 2013시즌부터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확정했다. 반면 평균자책점은 그렇게 신경 쓰지 않겠다고 했으면서도 1.85로 시즌 내내 독보적 1위다.
심지어 김광현은 10일 인천 KT전 승리를 따낸 직후 “솔직히 여기서(인천 SSG랜더스필드) 1점대 평균자책점은 말이 안 돼요’라고 했다. 그러나 김광현은 그 말이 안 되는 일을 해내려고 한다. 1점대 후반까지 오긴 했지만, 9월에 크게 무너지는 경기만 나오지 않으면 1점대 사수는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김광현이 1점대 평균자책점을 사수하면 2010년 류현진(당시 한화, 1.82)을 소환한다. KBO를 거쳐간 특급 외국인투수들도 하지 못한 규정이닝 1점대 평균자책점을 12년만에 해내는 것이다. 9월은 SSG가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해야 할 시기. 김광현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광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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