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개혁, 각성이란 단어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말이 없다.
키움은 KBO리그 최고타자 이정후를 보유했다. 그럼에도 각종 팀 타격 지표에서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다. 27~28일 잠실 LG전서는 연이틀 무득점에 그치며 굴욕적인 스윕패를 맛봤다. 원투펀치 안우진과 에릭 요키시가 잘 던져도 이길 수 없었던 근본적 원인이다.
수치를 보자. 키움은 팀 타율 0.250으로 8위, 팀 홈런 78개로 7위, 팀 타점 460개로 8위, 팀 득점 497개로 7위다. 팀 장타율 0.362로 8위, 팀 출루율 0.333으로 5위, 팀 OPS 0.695로 8위, 팀 득점권타율 0.238로 최하위다.
팀 볼넷 435개로 1위, 사구도 81개로 1위다. 공짜 출루는 가장 많이 했는데 생산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득점권타율이 타율로 수렴한다고 하지만, 최하위인 건 충격적이다. 올해 타선 응집력이 역시 하위권으로 떨어진 두산, 극단적 리빌딩 중인 한화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답답한 타선이다.
2차 스탯을 봐도 키움 타선은 강하지 않다는 게 드러난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팀 WAR 17.58로 4위, 팀 조정득점생산력 99.9로 5위, 팀 가중출루율 0.322로 6위, 팀 승리확률기여도 -1.39로 5위, 팀 BABIP 0.296으로 9위, 팀 PSN(호타준족 수치) 63.12로 9위다.
야시엘 푸이그가 후반기에 완전히 살아났다. 후반기에만 타율 0.333 7홈런 21타점 17득점으로 전반기 생산력을 거의 다 따라잡았다. 김혜성도 타율 0.307 4홈런 44타점 75득점 33도루로 충분히 잘 하고 있다.
그러나 3인방 외에는 위압감이 있는 타자가 없다. 1군 주요 타자들의 지표를 보면 대부분 2할대 초 중반이다. 베테랑 이용규는 작년만 못하고, 송성문은 아직 확실한 핵심타자로 거듭나지 못한 실정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일관성이 떨어진다. 홍원기 감독은 라인업 운용을 폭넓게 하지만, 박병호(KT), 박동원(KIA) 생각이 날 수밖에 없다.
문제는 푸이그는 어차피 오랫동안 함께할 타자가 아니며, 결정적으로 이정후가 빠르면 2023시즌 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는 점이다. 이정후가 리그 최고의 생산력을 뽐내도 팀 타선이 답답한데, 이정후마저 사라지면 무게감은 바닥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알고 보면 제리 샌즈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차례로 빠져나간 2019~2020시즌을 기점으로 뚜렷한 하향세다. 올 시즌 후 타격 파트를 대대적으로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 어차피 비싼 FA 타자 영입은 꿈도 못 꾸니 좋은 지도자를 추가로 영입하거나, 프런트 관련 파트를 개혁하는 방법이 있다.
이정후 같은‘천재타자’는 어차피 쉽게 나올 수 없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향후 1~2년간 젊은 선수들 중에서 김혜성 정도로 해줄 수 있는 타자를 자체적으로 발굴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싸움이다. 올 시즌이 문제가 아니라 키움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육성 전문구단인데 강타자 육성이 쉽지 않은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투수친화적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쓰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한다면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가 리그 최강타선이 된 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키움은 수년째 계속되는 타격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정후(위), 키움 타자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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