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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후반기 승률 꼴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키움 히어로즈가 여전히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키움은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13차전 홈 맞대결에서 6-5로 승리하며 2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키움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54승 1무 32패 승률 0.628로 리그 2위를 달리는 중이었다. 수년간 '간판타자'로 활약한 박병호가 KT 위즈로 이적, 안방마님 박동원도 시즌 중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조상우도 군 복무로 빠지는 등 전력 누수가 큰 상황에서 믿기 힘든 성적을 거뒀다.
잘나가던 키움의 위기는 후반기에 찾아왔다. 마운드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전반기 키움이 상위권에 머무를 수 있었던 경쟁력이 사라졌다. 배경에는 부상과 부진의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키움은 전반기 팀 평균자책점 3.23으로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마운드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은 5.51로 리그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갑작스러운 부진으로 인해 최근에는 순위권에 변화까지 생겼다. 전반기를 마친 시점에서 4위 KT와 간격은 무려 8경기. 그러나 지난 23일 키움은 6연패에 빠지면서 무려 96일 만에 4위로 내려앉았다. 현재는 다시 3위 탈환을 위해 힘을 쓰고 있는 상황. 30일 3위 KT와 격차를 지워냈다. 승률에서 근소한 차이로 순위 변화를 만들지 못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서도 키움은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정말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6.5경기 차이가 나는 KIA와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은 없다. 올해도 가을 무대 진출이 유력하다. 키움이 이렇게까지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내는 배경은 무엇일까. 사령탑은 이미 이러한 시기를 극복했던 '경험'을 꼽았다. 키움은 지난해에도 1~3선발이 동시에 이탈한 상황을 이겨내고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홍원기 감독은 "우리 팀은 단련이 잘 돼 있는 것 같다"며 "작년에도 1~3선발이 없이 후반기를 잘 버텼다. 올해도 후반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잘했던 선수들이 부진, 부상이 겹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현재 필승조도 2명 이상이 빠진 상황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선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리고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100%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선발 매치업에서부터 열세였지만, 사령탑의 말처럼 키움 선수들은 극복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키움은 롯데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강한 집중력을 선보였다. 또한 롯데의 느슨한 주루플레이를 모두 아웃카운트로 만들어내며 단계적으로 경기를 풀어 나갔다. 그 결과 롯데 '에이스' 반즈의 조기 강판을 이끌어냈다.
키움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며 간격을 벌렸고, 힘겨웠지만 상승세를 타던 롯데를 꺾었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키움이 상위권을 유지하는 배경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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