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혹시 마음의 짐이 있다면, 덜어낼 필요가 있다. 좌절할 필요가 없다. 충분히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
‘나스타’ KIA 나성범은 올 시즌 144경기에 개근하며 리그 최상위급 타격 클래스를 뽐냈다. 그러나 KBO리그 특성상 페넌트레이스 이상으로 중요한 경기로 평가받는 포스트시즌, 심지어 최하위 시드라서 한 판만 지면 그대로 짐을 싸야 하는 내일이 없는 승부서 아쉬움을 남겼다.
팽팽한 초반 흐름을 KT로 넘겨주는 실책 포함 아쉬운 수비가 두 차례 있었다. 0-0이던 3회말 1사 1,2루서 조용호의 타구에 펜스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수비 위치를 깊숙하게 잡지 않았으나 쭉쭉 뻗는 타구가 나왔다. 뒷걸음하며 타구를 따라가다 결국 놓쳤다. 애당초 잡기 어려웠다. 담장을 맞고 나온 타구를 뒤늦게 수습하느라 1루 주자의 득점을 막지 못했다.
이후 2사 2루서 앤서니 알포드의 땅볼 적시타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고 뒤로 흘렸다. 비교적 짧은 타구라서 제대로 잡았다면 홈 승부도 해볼만했다. 결과적으로 2루 주자 조용호가 여유 있게 3-0으로 달아나는 득점을 올렸다. 명백한 원 히트 원 에러. 경기를 중계한 SBS 이순철 해설위원은 “타구를 잡기 전에 먼저 홈에 승부할 생각을 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경기흐름상 3회 3실점이 치명적이긴 했다. 이후 2-3까지 추격했으나 8회말에 추가 3실점하며 2-6으로 졌다. 타석에서도 1안타를 날렸으나 찬스에선 침묵했다. KIA 사람들과 팬들이 안타까워했지만, 아무래도 나성범 본인이 가장 괴로울 것이다.
그러나 나성범이 너무 마음의 짐을 짊어질 필요는 없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망쳤다고 해도 그 전에 치른 144경기를 너무 잘 했기 때문이다. 144경기서 563타수 180안타(3위) 타율 0.320(5위) 21홈런(9위) 97타점(7위) 92득점(4위) 출루율 0.402(4위) 장타율 0.508(4위) 득점권타율 0.316(13위).
타이틀은 없지만, 5개 부문서 탑5에 들었다. 2차 스탯은 더 훌륭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타격 WAR 3위(6.50), 조정득점생산력 3위(157.4), 승리확률기여도 3위(3.74), 인플레이타구타율 1위(0.388), 공격 RAA(타격+도루+주루) 44.9로 3위다. 3위를 차지한 모든 부문의 1~2위는 이정후(키움)와 호세 피렐라(삼성)다.
수비를 아주 잘 한다고 보기 어렵지만, 투수 출신으로 송구능력은 상당히 좋다. 괜찮은 수비수다. 무엇보다 2년 연속 144경기에 모두 출전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2년 연속 전 경기에 나선 선수는 나성범과 배정대(KT) 뿐이다. 또한, 나성범이 KIA 덕아웃에 미친 무형의 선한 영향력도 감안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KIA는 FA 6년 150억원을 투자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시즌 마지막 경기가 아쉬웠지만, 그래도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한 1년을 보냈다. 앞으로 최소 5년간 더 함께할 타자다. KIA는 향후 5년간 나성범을 중심으로 한국시리즈 정상 탈환을 목표로 삼으면서, 지속 가능한 강팀을 꿈꾼다.
[나성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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