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재미있는 선수네요. 조금 더 보고 싶은 선수입니다"
지난 2021년 4월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중계방송 해설을 맡았던 이승엽 해설위원이 안재석의 타격을 보고 했던 말이다.
패색이 짙던 9회초 두산 안재석이 타석에 들어섰고 롯데 오현택의 138km 바깥쪽 슬라이더를 가볍게 밀어 좌중간 담장을 맞추는 2루타를 쳤다. 이 모습을 본 이승엽은 "안재석 선수가 그렇게 체력이 좋은 선수가 아니거든요. 내야수잔아요. 이걸 펜스로 직접 맞추네요"라며 칭찬했고, 다시 한번 영상을 보면서 "배트가 몸 안쪽에서 맞고 있거든요. 좋은 포인트 속에 맞았고, 배트가 몸이 전혀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맞았기 때문에 타구가 생각보다 멀리 날아갔습니다"라고 감탄했다.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긴 뒤 "재미있는 선수네요. 조금 더 보고 싶은 선수입니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말을 들은 이동근 캐스터는 "해설하면서 이승엽 해설이 이런 말씀 처음 하시는 거 같은데요"라며 놀랐고, 함께 중계하던 이동현 해설위원도 "너무 진심이 묻어나는 멘트여서"라며 웃었다.
이승엽의 칭찬은 여기가 끝나지 않았다. "홈런타자도 아니고 유격수 내야수를 보는 선수가 밀어서 사직야구장 담장을 맞췄다. 아! 좋은데요 기대가 됩니다"라며 이례적으로 칭찬을 했던 선수가 안재석이었다.
그만큼 이승엽은 당시 신인 안재석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안재석은 올 시즌 지독한 '2년 차 징크스'를 겪으며 부진했다. 99경기 타율 0.213 50안타 17타점 출루율 0.281 OPS 0.575로 지난해 데뷔 시즌보다 모든 면에서 하락했다. 이승엽은 그런 안재석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이승엽은 지난 7월 10일 중계방송이 없는 날인데도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그라운드로 나와 김태형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안재석을 불러 원 포인트 레슨을 했다.
원 포인트 레슨은 간단했다. 테이크백부터 마지막 팔로스로까지 부드럽게 연결돼야 한다였다. 이승엽은 안재석 앞에서 여러 차례 시범을 보여줬다. 하체가 흔들리지 않은 상태로 중심이 뒤에서 앞으로 이상적으로 이동해야 밸런스가 좋아지고, 그렇게 되면 발사각을 신경 쓰지 않더라도 좋은 타구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이승엽의 원 포인트 레슨을 받은 이날 안재석은 부진을 씻고 멀티히트를 기록했었다. 두 개의 안타 모두 경기 전 이승엽이 말했던 흔들리지 않은 하체로 중심을 잡고 테이크백부터 팔로스로까지 부드러운 스윙으로 만들어낸 안타였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한편 안재석은 2021년도 신인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제2의 김재호가 될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두산이 1차 지명에서 투수가 아닌 내야수를 선택한 것은 2004년 김재호 이후 11년 만이었다. 그만큼 그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하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두산은 이승엽이 새로운 감독이 되었다. 한국 역사상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으로 뽑히는 그가 기대하고 더 보고 싶어 했던 안재석을 직접 지도하게 되었다.
국민타자를 만난 안재석이 내년 시즌 얼마나 성장한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나타날지 벌써부터 기대되고 있다.
[해설위원 시절 안재석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던 이승엽이 두산 베어스 감독으로 취임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두산 베어스 제공]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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