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사실 다른 선수들 치는 걸 잘 안 보는데...푸이그가 제일 좋다."
타자들의 타격 컨디션은 어쩌면 한솥밥을 먹는 동료 타자가 가장 잘 아는 법이다. 키움 천재타자 이정후는 동료들의 타격 훈련을 잘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언뜻 보기에도 야시엘 푸이그가 가장 괜찮았던 모양이다.
키움은 잔여경기 일정이 가장 적은 팀이다. 때문에 시즌 막판 주축 야수들의 에너지 소비가 다른 팀들에 비해 적었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하면서 8일 정규시즌을 마치고 또 8일을 쉬었다.
다만 타자들에겐 아주 반가운 일은 아니었다. 이정후는 "사실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해도 상관 없었다. 투수들에 비해 타자들은 크게 힘든 건 아니다"라고 했다. 결국 키움 타자들은 타격감 유지가 최대 화두였다.
알고 보면 푸이그는 시즌 막판 페이스가 상당히 좋았다. 후반기 56경기서 타율 0.316 12홈런 36타점 31득점했다. 전반기 70경기 타율 0.245 9홈런 37타점에 그친 것에 비해 매우 향상됐다. 느린 변화구 대처가 제대로 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푸이그는 이정후의 '촉'대로 8일간 준비를 잘 한 것 같다. 경기 초반 흐름을 가져오는 결정적 2안타를 날렸다. 2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상대 선발투수 엄상백의 패스트볼을 통타, 가운데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날렸다. 김태진과 이지영의 후속타에 1-0서 2-0으로 도망가는 점수를 만들었다. 3회에는 2사 2루서 엄상백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선상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물론 이정후가 촉으로만 활약(?)을 한 건 아니다. 1회 선제 결승타점을 내야땅볼로 만들어냈다. 그리고 어깨로 한 몫을 했다. 에이스 안우진이 3-0으로 앞선 6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앤서니 알포드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았다.
이때 이정후의 강견이 돋보였다. 알포드로선 타구가 얕은 편은 아니라서 충분히 2루를 노려볼 만했다. 그러나 이정후의 깔끔한 포구와 2루 바운드 송구가 돋보였다. 무리하게 노 바운드 송구를 하지 않고 2루 커버를 들어온 2루수 김혜성에게 정확히 연결했다. 송구가 워낙 정확해 거의 자동태그 수준이었다. KT 추격흐름을 완벽히 깨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이정후가 촉과 어깨로 빅게임을 지배했다. 주특기 타격도 1점 차로 추격을 허용한 7회말에 2루타 한 방을 날렸다. 키움은 단기전서 가장 중요한 1차전을 잡았다.
[이정후와 푸이그.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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