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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끝내기 홈런 희생양에, 18회초 등장까지, 말 그대로 씁쓸한 ‘마무리’다.
로비 레이(31, 시애틀 매리너스)는 5년 1억1500만달러(약 1641억원)에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떠나 시애틀로 향했다. 2021시즌 류현진(토론토)을 제치고 에이스로 등극했으며, 게릿 콜(뉴욕 양키스)을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까지 휩쓸었다. 시애틀의 기대는 엄청났다.
32경기서 193⅓이닝을 소화하며 13승7패 평균자책점 2.84에 그친 작년보다 살짝 볼륨은 떨어졌다. 그래도 32경기서 189이닝을 소화, 12승12패 평균자책점 3.71로 괜찮았다. 13승6패 평균자책점 3.20의 로건 길버트와 함께 핵심 선발 노릇을 톡톡히 했다.
다만, 32개의 피홈런으로 콜(33개)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최다 피홈런 2위에 오른 게 흠이었다. 실제 9일 친정 토론토와의 와일드카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 3이닝 6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4실점으로 흔들렸다. 2개의 피홈런이 컸다. 그날 시애틀은 1-8로 뒤진 경기를 10-9로 뒤집으며 디비전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그러나 이후 스캇 서비스 감독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디비전시리즈서 레이를 구원투수로 활용했던 것이다. “계획된 디시전”이라는 코멘트가 나왔지만, 정규시즌 핵심 선발투수가 갑자기 왼손투수 저격용 셋업맨으로 변신한 건 의외였다.
결국 레이의 최후는 씁쓸했다. 12일(이하 한국시각) 1차전, 7-5로 앞선 9회말 2사 1,2루서 좌타자 요단 알바레즈가 나오자 마무리 폴 시월드를 구원했다. 레이가 구사한 93마일 싱커가 가운데로 들어가며 끝내기 우월 스리런포를 맞았다.
물론 레이가 올 시즌 왼손타자에게 홈런을 4개만 맞긴 했다. 좌타자 상대 성적이 우타자보다 좋았다. 그러나 알바레즈는 올 시즌 왼손투수 상대 타율 0.321을 기록했다. 미국 언론들도 갑론을박을 벌였다.
레이는 결국 디비전시리즈서 선발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다. 18회까지 치른 지난 16일 3차전서 다시 불펜투수로 나갔다. 이날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 선발투수 조지 커비에 이어 8명의 투수가 동원된 상황.
펜 머피가 18회초 선두타자 제레미 페냐에게 중월 솔로포를 맞았다. 이후 1사 1루가 되자 레이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이번엔 카일 터커를 파울팁 삼진, 율리에스키 구리엘을 우익수 뜬공으로 요리했다. 그러나 시애틀의 0-1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그렇게 시애틀은 3패로 ‘광탈.’
결과론이지만, 시애틀 팬들로선 레이가 3경기 중 1경기에 선발 등판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작년 사이영 위너에 올해 12승 선발투수의 최후가 가혹했다. 반면 휴스턴은 느긋하게 뉴욕 양키스-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최종전 승자를 기다린다.
[레이.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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