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에겐 ‘망각의 힘’ 있었다…이정후·김혜성·불펜까지 ‘오늘의 히어로’[PO]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영웅들에겐 망각의 힘이 있었다.

키움은 24일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실책 4개를 범하며 자멸했다. 2루수 김혜성, 중견수 이정후, 포수 이지영까지. 1루수 김태진과 좌익수 김준완의 불안한 수비도 있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난 2차전서 이들은 ‘망각의 힘’을 보여줬다.

우선 김혜성과 이정후는 깔끔한 수비에 나란히 3안타를 날리며 하루만에 역적에서 영웅이 됐다. 김혜성은 8회초 2사 1,2루 찬스서 결정적 홈 주루사를 당했으나 LG 유격수 오지환의 대처가 돋보였다고 봐야 한다.

실책은 또 나왔다. 7-3으로 앞선 5회말 무사 1루서 채은성의 빗맞은 땅볼을 잡은 선발루수 에릭 요키시가 1루에 악송구하며 무사 2,3루가 된 것. 이후 LG는 3점을 보태며 1점차까지 바짝 추격했다. 이 과정에서 사이드암 양현이 볼넷 3개를 내주며 흔들렸다.

그러나 이후 키움은 놀라울 정도의 응집력을 보여줬다. 우선 이영준, 최원태, 김동혁이 완벽한 계투를 선보였다. 최원태는 실책성 플레이 한 차례가 있었으나 극복했다. 홍원기 감독의 히든카드 이영준은 역전 위기서 버텨내며 구원승을 따냈고, 김동혁도 1이닝을 잘 막았다.

그리고 마무리 김재웅이 포스트시즌 통산 첫 세이브를 따냈다. 선두타자 채은성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1사 1루서 문보경을 2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1점 리드를 지켰다. 비록 6-0으로 리드하던 경기가 다소 꼬이며 7-6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역전 분위기였으나 끝내 승리를 추가했다.

어제의 역적들이 오늘의 영웅이 됐다. 주장 이용규도 이날 2번 지명타자로 투입돼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경기 후 단상에 올라 “어제 상대가 잘 한 게 아니라 우리가 못해서 져서 분했다”라고 했다.

그 분한 마음이 하루만에 승리로 승화됐다. 영웅들에겐 망각의 힘이 있었다.

[키움 선수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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