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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사진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월 27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대통령실이 오는 11일부터 예정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순방에서 MBC 취재진을 전용기에 탑승시키지 않기로 결정한 가운데 10일 오전 정치권과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등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대통령실이 탑승 불허 통보를 한 건, 9일 오후다. 대통령실에 출입하는 MBC 기자에게 문자 메시지로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에 MBC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대통령실은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돼온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며 “MBC는 자막 조작, 우방국과의 갈등 조장 시도,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은 왜곡, 편파 방송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시정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 탑승 불허 조치는 이와 같은 왜곡·편파 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먼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정치적으로 유리할 게 없다”며 “대통령실에서 MBC 취재 불가를 하게 되면 그때 발언이 다시 떠오르잖나”고 했다.
‘그때 발언’은 지난 9월 미국 뉴욕 방문 중 나온 윤 대통령의 ‘사적 발언’을 말한다. 당시 MBC는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미 대통령)은 X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넣어 방송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바이든’이라고 말한 적 없으며, ‘승인 안 해주면’이 아니고 ‘날리면’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MBC는 ‘PD수첩’에서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논문 논란을 방송하며, 대역을 쓰고도 ‘재연 고지’를 하지 않아 논란을 샀다.
하 의원은 “(MBC에) 패널티를 주는 게 맞다”면서도 “취재 불가 발표를 하기 전 탑승할 수 있는 자격 조건으로 외교·안보·국익 관련 가짜뉴스 언론사는 후순위로 하겠다. 이런 걸 발표하고 앞으로도 일관되게 적용하겠다는 것을 발표하고 이런 식으로 접근했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갑자기 이렇게 전달되면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메시지는 ‘자기들 보복하는 것 같네, 저래도 돼’”라며 “공명정대하게 일을 처리한다. 이런 원칙들을 해나가야지, 그게 정리 안 돼 있으면 모양새가 좀 빠진다”고 지적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속이 시원하다”고 반응했다. 그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방송인 김어준씨가 “초등학생도 아니고 ‘너 우리 아빠 차 타지 마’ 이런 거 아니냐” “이런 유치한 결정이 어디 있느냐”고 하자 “유치하다고 하는 것도 음모론”이라며 “대통령실이 그동안 너무 우습게 보여서 저렇게 편파 보도를 (한 게 아니냐)…저는 그것(전용기 탑승 불허 결정)도 속이 시원하더라”라고 말했다.
MBC 아나운서 출신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언론통제라고 하기엔 MBC도 궁색할 것”이라며 “취재 자체를 불허한 게 아니고 전용기 탑승만 제공 않겠다는 것이니 순방 취재에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MBC가 자산이 많은 부자 회사이니 자사 취재진들이 편안하게 민항기를 통해 순방 다녀오도록 잘 지원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대통령실의 결정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숨기고 왜곡하려고 한다 해서 감춰지는 게 아닌데 5000만 국민이 다 들었던 이 XX는 어떻게 할 건가”라고 되물으며 “보도 행태가 상당히 아프고 기분이 나쁠지는 몰라도 국민을 대신해서 취재하고 물어보고 또 사회 공기(公器)로써 작동을 하고 있는데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비행기 타지 마’ (하는 게) 조금 감정에 치우친 것 같아서 씁쓸하다”고 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국제 외교무대에서 자신이 비속어를 내뱉어 평지풍파를 일으켰으면서도 반성은 커녕 해외 순방 전용기에 보도 언론사 탑승을 치졸하게 불허하는 뒤끝 작렬 소인배 같은 보복 행위마저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전용기 탑승 불가 결정에 MBC는 “이번 조치는 언론의 취재를 명백히 제약하는 행위”라며 “전용기 탑승을 불허할 경우 MBC 취재기자들은 대체 항공 수단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현장에서 취재활동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국민들의 많은 세금을 써가며 해외순방을 하는 것은 중요한 국익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이번 사안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이어 “기자 여러분께도 외교안보 이슈에 대해 취재 편의를 제공한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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