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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 도어스텝핑때 대통령 뒤통수에 대고 소리지르고 비서관과 고성으로 싸운 MBC 이 모 기자"를 향해 "대통령이 아니라 남대문 지게꾼하고 만나도 슬리퍼를 신고 나갈 수는 없다. 그게 인간에 대한, 취재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김종혁 비대위원 페이스북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헌법학자인 장영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3일 '대통령 도어스테핑(약식회견) 중단'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인 'MBC 슬리퍼 난동 기자'를 '대통령실 출입기자 등록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정'을 근거로 대통령실이 제재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조세일보에 따르면 장 교수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이 MBC 기자에 대해 직접 '징계'한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맞지 않지만 소속 기관인 MBC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며 "징계는 파면이나 해임, 정직, 감봉, 견책 등"이므로 대통령실이 출입기자단 간사단에 제시한 방안은 '대통령실 이용과 관련된 제재' 조치라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19일 출입기자단 간사단에 해당 기자에 대한 ▲출입기자 등록 취소(해당 언론사는 1년 이내 출입기자 추천 불가) ▲대통령 기자실 출입정지 ▲다른 MBC 소속 기자로 교체 요구 등 세 가지를 제시하며 '운영위원회 소집과 의견 송부'를 요청했다. 간사단은 "현행 '출입기자 운영 규정'에는 도어스테핑에 대한 사안이 포함되지 않"으므로 "징계를 논할 수 있는 근거 규정 자체가 없는 상태"라며 어떠한 의견도 내지 않기로 했다.
장 교수는 "국가공무원법의 경우에도 공무원들에 대한 '품위유지'를 법적으로 명시하고 있고 그 위반의 경우에 징계나 처벌도 가능"하듯이 "그런 식으로 '품위손상'이라고 규정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무조건 이런 규정은 유례가 없기 때문에 말이 안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품위손상의 정도에 따라 제재 조치로서 출입제한이나 기자 교체 등을 대통령실에서 결정하는 게 타당하다고 볼 수 있는 경우도 있다"며 "일차적인 결정권은 대통령실에 있다. 그런데 (MBC나 해당 기자가) 이 정도를 품위손상이라고 보고 제재를 가하는 것이 과도하다고 본다면 법원에서 그 조치의 정당성 여부를 다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배제' 결정을 "언론 자유에 대한 제한이라고 보는 것도 적절하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탑승 배제일 뿐 "언론 자유를 구성하는 취재의 자유나 편집의 자유, 보도의 자유 등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제한을 가하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MBC는 대통령실이) 다른 언론사에 비해 차별적 대우를 했다고 '평등권 침해'를 이야기하는 게 맞다"며 "다른 언론사는 탑승시키면서 왜 우리만 빼놓느냐, 합리적 이유가 있느냐는 것을 다투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실이 주장하는 것처럼 MBC가 왜곡 보도를 한 게 사실이라면 '차별의 합리성'이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불합리한 차별'이 될 것"이라며 '차별의 합리성'을 가르는 기준이 결국 사건의 발단인 'MBC 자막 사건'의 결론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왜곡 보도임이 명백한 사실로 드러났다면 이런 식으로 제 기능을 못 하는 언론사를 탑승시킬 수 없다는 것도 정당성을 갖게 된다"며 "(MBC가 예고한 헌법소원은) 왜곡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전제에서는 타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S기자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실 대변인, 국민의힘(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후신)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전 국민의힘(미래통합당의 후신)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 전용기에) 타고 싶다고 아무 언론사나 다 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차피 선택된 소수의 언론사에 주어지던 특권이었다"며 "특정 언론에 부여되던 취재 편의가 거부된 것일 뿐인데 그걸 언론의 자유를 죽이는 일이라는 논법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사가 대통령 해외순방 동반 취재할 때 비행기 공짜로 타는 거 아니다. 다 회사에서 비싼 돈 내고 탄다"며 "못 타게 하면 그 돈으로 다른 비행기 타고 가면 된다. 비행기 못 타면 비행시간 동안 벌어지는 일을 취재하지 못해 답답한 면이 있겠지만 그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오전 '도어스테핑'에서 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결정에 대한 질문에 "우리 국가 안보의 핵심축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그런 행태(MBC 자막 사건과 백악관·국무부 이메일 사건)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MBC 기자는 도어스테핑을 마치고 집무실로 향하는 윤 대통령을 향해 "MBC가 뭘 악의적으로 했다는 거죠?" "뭐가 악의적이에요?" "아니, 영상이 있는데 왜 그걸 부정해요?"라고 큰 소리로 항의했다.
이어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이 "가는 분한테 그렇게 얘기하면 예의가 아니다"라고 저지하자 "공식석상에서 뭐가 악의적이라고 얘기하는 거예요?"라고 삿대질하며 "질문도 못해요?" "질문하라고 단상 만들어놓은 것 아니에요?"라고 고성을 질렀다. 해당 기자는 '노타이'와 슬리퍼 차림으로 도어스테핑에 참여해 '도어슬리퍼'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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