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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비선실세'에 대한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구단 창단부터 함께한 단장과의 결별 과정은 온갖 잡음으로 가득했다. 통합 우승을 이끈 단장과 헤어지는 새로운 방법을 보여준 SSG 랜더스다.
SSG 랜더스는 14일 "김성용 퓨처스 R&D 센터장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며 "류선규 前 단장이 사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내부 승격을 통해 김성용 퓨처스 R&D센터장을 신임 단장으로 임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류선규 단장은 지난 12일 구단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류선규 단장은 "2년 전 단장 부임 당시 목표가 2년 내 팀 재건이었다. 그것을 이뤄냈다"며 "나도 변화가 필요하고 구단도 바뀌었으니 새롭게 변화가 필요한 것 같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사임 배경을 밝혔다.
어떠한 구단이든 단장의 교체는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류선규 단장은 전신 SK 와이번스의 마지막과 SSG 랜더스의 시작을 함께했던 인물로 정규시즌 9위(2020시즌)까지 떨어졌던 팀을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이끈 뒤 2023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진 사임의 뜻을 밝혔다는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임은 분명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비선실세'의 의혹도 제기됐다. 정용진 SSG 구단주와 평소 친분이 있는 인물이 구단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비선실세'로 불리는 해당 인물이 김성용 신임 단장과 친분이 두텁다는 소문이 돌면서 의혹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이에 민경삼 SSG 대표이사는 "지난 12일 류선규 단장이 사의를 표했고, 조직의 안정을 위해 빠르게 후임 단장을 선임했다. 구단은 정상적인 의사결정 과정과 의견 수렴을 거쳐 미래를 위한 적임자를 선임했다"고 14일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비선실세'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민경삼 대표는 "일부에서 제기하는 '비선실세'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며 "구단은 짧은 시간에 인수 및 창단했다. 야구 원로, 관련 종사자, 미디어 관계자, 경영인, 공공기관 등 야구계 내외의 많은 분께 자문을 받고 운영에 반영하고 있다. 일부에서 거론하는 분 또한 자문 역할을 해 주시는 분 중 한 분일 뿐, 구단의 인사나 운영에 관여할 수 있는 어떤 위치에도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모두가 믿지 않고 있지만, 민경삼 대표의 입장문의 내용이 사실이고 설령 '비선실세'로 불리는 인물이 구단의 운영과 인사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SSG가 KBO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과정을 함께한 류선규 단장과 결별하는 과정은 썩 매끄럽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SSG는 지난 12일 류선규 단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을 때 그 어떠한 공식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14일 오전 7시 45분 신임 단장 선임을 발표하면서 류선규 단장의 사임 소식을 처음 언급했다.
민경삼 대표는 "류선규 단장은 올 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을 일궈내는 데 역할을 하였기에 '2년간 팀 재건의 목표를 이뤄 소임을 다했다'는 완강한 뜻에 아쉬움이 컸다"고 밝혔으나, 끝내 전임 단장의 노고를 치하하거나, KBO 최초의 업적에 대한 고마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어차피 남이 된 전임 단장의 언급을 최소화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SSG는 SK를 인수한 뒤 전폭적인 투자와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KBO리그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는 듯했다. 하지만 다른 의미의 새바람이었다. 구단 최초의 단장과 결별하는 과정과 방법 등은 최악의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한편 SSG의 석연치 않은 행보에 분노한 팬들은 15~17일 신세계백화점 등에 트럭시위를 예고했다.
[SSG 랜더스 류선규 前 단장.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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