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화 스프링캠프에서 단연 관심을 모으는 선수들은 역시 2년차 문동주와 1년차 김서현이다. 김서현이 최근 SNS 파문을 겪기 전부터 그랬다. 현장을 방문한 취재진들은 연일 ‘155km 듀오’를 집중조명 했다.
이런 상황서 김서현이 논란의 주인공이 되자 한화 스프링캠프는 한순간에 분위기가 침체했다. 김서현은 11일(이하 한국시각) 3일간의 자숙을 마치고 훈련에 복귀했다. 한화 선수단, 프런트, 코칭스태프 등 구성원들, 야구 팬들에게 사과했다. 아무리 야구를 잘해도, 인간이 먼저다. 선수가 가르침을 사사 받는 지도자와 프로스포츠의 주인 팬을 욕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알고 보면 선배들은 문동주와 김서현을 배려해왔다. 이번 캠프 기간에 만난 최고참 정우람은 “선배로서 두 사람을 1년간 지켜보고 싶다”라고 했다. 두 사람이 선뜻 다가오기에는, 정우람이 너무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정우람도 굳이 두 사람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문동주가 작년에 2군에 있을 때 조언 한 차례 해준 게 전부라고 했다. 그냥 1년간 지켜보겠다고 한 건, 두 유망주에 대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다. 이미 지도자들로부터 많은 얘기를 듣는 시기인데, 선배라고 괜히 한~두 마디 거들면 잔소리가 되고,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걸 안다.
토종에이스 김민우도 최근 비슷한 얘기를 했다. 김민우는 “동주와는 얘기를 해봤는데, 서현이와는 대화를 몇 번 못했다. 선뜻 다가가면 불편해할까봐. 동주는 조용조용하면서도 잘 하고 공도 잘 던진다. 서현이와는 얘기를 좀 더 많이 해볼까 싶은데 아직까지는 다가가지 못한다. 동주와는 다르다”라고 했다.
그래도 프로에서 작년 1년간 쓴맛도 보고 적응한 문동주보다, 아직 프로에 데뷔도 하지 않은 김서현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김민우는 “서현이도 프로의 분위기를 알고 경기에 나가서 던지다 보면 잘 하지 않을까 싶다. 동주는 안 아프기만 하면 좋겠다. 내가 한번 다쳐보니까 프로는 안 아픈 게 최고”라고 했다.
선배들은 문동주와 김서현을 진심으로 아끼고, 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문동주는 작년에 부상으로 시련도 겪어보고, 인성도 좋다는 얘기가 내부에서 흘러나온다. 그러나 김서현은 현 시점에선 판단하기 어렵다. 적어도 자신을 배려해준 선배들을 배신하면 안 된다.
한화에 따르면 정우람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김서현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김서현은 "선배님들을 전부 찾아 뵙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선배님들이 '이번 잘못을 반성하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계기로 삼으라'는 말씀을 했다. 그 말씀을 듣고 많은 반성을 했고, 앞으로 프로 선수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김서현은 "특히 정우람 선배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한번 실수했으니 많이 달라져야 하고, 더 노력하고 더 성숙해지고 더 열심히 훈련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또 정우람 선배께서 '우리는 팬들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사람들이고, 팬들은 정말 소중한 존재'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 말씀을 듣고 내가 정말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고 느꼈고, 뼈저리게 반성했다. 앞으로 팬분들의 고마움을 가슴에 새기고 생활하겠다"라고 했다.
[김서현. 사진 = 메사(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